‘큰 형님’ 저우룬파 “영화가 없으면 주윤발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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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없으면 주윤발도 없습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차 내한 중인 홍콩 배우 저우룬파(주윤발)는 5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화를 찍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세상을 영화가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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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도가 높은 게 한국영화 큰 장점”
“늙어가는 게 무섭지 않다. 그게 인생”
"영화가 없으면 주윤발도 없습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차 내한 중인 홍콩 배우 저우룬파(주윤발)는 5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화를 찍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세상을 영화가 보여줬다"고 말했다.
50년간 ‘홍콩영화의 큰 형님’으로 우뚝 서 온 저우룬파는 소탈하고 초연했다. 그는 "이 (기자회견) 자리에서 나는 배우이지만, 이 자리를 벗어난다면 우리는 똑같은 인간"이라고 말했다. "저를 대단한 슈퍼스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 생각에 저는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에 불과합니다."
저우룬파는 영화에 대한 애정을 남김없이 드러냈다. 그는 "영화는 짧은 2시간에 인생을 담아내고, 배우는 매 역할마다 다른 인생을 경험하면서 다양한 인생 고리를 겪게 된다"고 말했다. 유일한 플렉스는 카메라 렌즈를 사는 것이라는 소소한 정보도 공개했다. 그가 자신이 산 렌즈를 언급하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별도의 조명 없이 영화를 찍은 렌즈"라고 자랑한 대목에선 나이를 무색케 하는 순수한 장난끼가 묻어났다.
저우룬파는 한국인에겐 바바리 코트에 성냥을 꼬나문 ‘영웅본색’의 모습으로 각인돼 있다. 그는 이날 자신의 대표작으로 ‘영웅본색’과 함께 ‘와호장룡’, ‘첩혈쌍웅’을 꼽았다.
홍콩영화의 황금기를 보낸 저우룬파는 한국영화의 부상에 대해 "지역마다 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시아에서 어느 한 지역이 정체돼 있을 때 다른 지역이 그걸 이어서 더 먼 곳까지 끌고갈 수 있는 것은 굉장히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영화의 장점으로 ‘자유’를 꼽았다. 저우룬파는 "‘이런 이야기까지 영화가 다룰 수 있다고?’ 하며 놀랐던 부분이 많다"며 "소재나 창작의 자유도가 높은 점이 한국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저우룬파는 최근 한국영화의 위기론에 대해선 "코로나19 기간 동안 넷플릭스를 통해 사람들이 많은 영화를 봤다"며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홍콩영화의 현 상태에 대해선 "(홍콩의 중국 반환이 있었던) 1997년에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홍콩 영화도 한국 영화처럼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를 새롭게 다뤄서 사람들을 자극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우룬파는 하고 싶은 역할을 묻는 질문에 "어떤 역할을 할지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며 "감독님이 ‘당신 이런 역할할 수 있어’라고 한다면 어떤 역할이든 도전할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꾸준히 달리기를 뛰고 있다는 저우룬파는 "이번 영화 ‘원 모어 찬스’가 잘 안 된다면 운동선수로 전업할 것"이라며 웃기도 했다.
저우룬파는 전날 개막식에서 호스트로 나선 배우 송강호와 포옹하며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무슨 얘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그는 "배우로서 서로 존경하는 마음이 있었다"면서 "사실 한국말을 잘 몰라서 송강호가 하는 말을 못 알아들었다"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저우룬파의 전성기를 지켜봤던 많은 한국팬들은 그가 나이 드는 것이 달갑지는 않을 터. 그렇지만 당사자는 초연했다. 그는 "태어남이 있으면 죽음도 있는 것"이라며 "늙어가는 것이 무섭지 않고, 무서울 게 없다. 그게 바로 인생"이라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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