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빙빙의 손편지로 시작된 여자들의 그린 라이트…‘녹야’ (종합)[MK★BIFF현장]

김나영 MK스포츠 기자(mkculture@mkculture.com) 2023. 10. 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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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녹야’
공백기 깬 판빙빙 출연작

판빙빙과 이주영의 색다른 변신을 담은 ‘녹야’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녹야’ 기자회견이 열려 한슈아이 감독을 비롯해 배우 판빙빙-이주영이 자리에 참석했다.

판빙빙, 한슈아이 감독, 이주영이 ‘녹야’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먼저 자리에 참석한 판빙빙은 “중국 배우 판빙빙이다. 초대받게 되어 기쁘다. ‘녹야’를 선택해주셔서 감사하다. 7~8년이 지난 후에 방문을 또 하게 돼 감사하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녹야’는 는 낯선 곳에서 쳇바퀴 같은 삶을 사는 진샤(판빙빙 분)가 자유로운 영혼의 ‘초록머리 여자’(이주영 분)를 만나 돌이킬 수 없는 밤으로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녹야’는 데뷔작 ‘희미한 여름’으로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피프레시상을 수상한 한슈아이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이자, 올해 개최된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된 작품이다.

# 머리에 스친 화면으로 기획하게 된 ‘녹야’
감독은 “사실은 제가 감성적인 사람이다. 영화를 찍을 때 보면 머리에 스치는 화면이 지나가면서 감성적으로 영화를 구상한다. 두 명의 여자가 나타나고, 한 명이 녹색 머리이고 달리는 모습을 구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판빙빙에게 한국에서 영화를 찍자고 이야기를 했다”라고 덧붙였다.

# 판빙빙과 이주영의 ‘녹야’ 출연 이유
이주영, 판빙빙이 ‘녹야’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판빙빙은 “많은 미디어에서 영화를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두 명의 여자가 나오는 영화인데, 이미지도 그렇고 기질도 다른 두 여성이 나온다. 진샤는 조심스럽고 얌전한 마음에 숨겨진 스토리가 많은 여성이 녹색 머리를 한 여성에게 이끌리고 거기서 감정이 변화하는 스토리가 매력적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주영은 “제목이 그렇듯이 초록색은 중요한 상징을 가진 것 같다. 외형적인 변화로 처음에는 캐릭터를 구축하려고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기질적으로 다르고 다른 인생을 살아오고, 성별과 국적을 떠나 너무 다르지만 끌리는 포인트들에 있어서 언니와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작품을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 감독의 캐스팅 이유 “전작 이미지와 다른 변신..도전”
감독은 “두 분의 이전 작품을 봤다. 이전과 다른 캐릭터를 맡았다. 서로 다른 역할을 맡는게 이전 이미지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작품이니까 도전이고 어려운 도전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최종적으로 여러분들이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었다는 게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우들에 대해 보충해 설명하자면, 이주영 배우가 출연한 야구 영화를 보고 너무 귀여웠다.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내적으로 강한 힘을 보여주더라. 또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엽더라. 잘 웃는 저 아이에게 다른 면을 꺼내보자고 했다. 귀여운 모습과 함께 충동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또 “판빙빙은 생명력이 강한 외향적인 역할을 많이 했다. 이번 역할은 도전이었을 것이다. 안으로 들어가는 연기를 해야해서 큰 도전이지 않았나 싶다”라고 첨언했다.

# 이주영의 출연을 위해 손편지 직접 쓴 판빙빙
판빙빙이 ‘녹야’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판빙빙은 “편지를 쓸 때 긴장이 됐다. 손 편지를 여성 연기자에게 쓰면서 저의 감정을 전달하는 건 처음이었다. 사실 너무 오바를 해서 쓰면 진정성을 깎어먹을 것 같았다. 연애 편지를 쓰는 느낌이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나중에 생각한 것은 여자가 여자에게 편지를 쓴다는 언어가 안 통해도 마음이 통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주영 배우의 드라마를 봤는데, 여기서 나온 역할과 다른 역할인데 주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걸 보고 이미 주영 씨를 알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이야기를 했더라. 손편지를 써서라도 주영이를 데리고 와야지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리고 편지 마지막에 하트를 제가 엄청 많이 날렸다”라고 덧붙였다

# 판빙빙 탈세 논란 이후 ‘녹야’로 복귀
지난 2018년 6월 판빙빙은 중국 CCTV 아나운서 추이융위엔의 폭로로 이중 계약서를 작성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어 약 4개월 간 판빙빙은 얼굴을 보이지 않았고, 온라인상에는 그의 실종설, 망명설, 사망설 등이 돌았다. 그랬던 그는 ‘녹야’를 통해 오랜만에 복귀 신호탄을 쏘았다.

오랜 공백 끝에 복귀한 판빙빙은 “판빙빙은 “연기자는 때로 시간을 가지고 침착하게 자신을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새로운 스토리나 사람을 만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공백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어제 주윤발 님이 수상하는 걸 봤다. 봤는데 느낌이 새로웠다. 그분도 연기 경력을 보면 1년에 8~9편 찍을 때도 있고, 나중에는 1년에 1~2편을 찍으면서 쌓아갔던 것 같다. 생명의 주기처럼 인생의 기복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활을 통해 콘텐츠를 쌓아가는 시간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판빙빙은 “저 역시 시간을 가졌다. 새로운 눈으로 다른 인생을 바라보고, 또 다른 느낌을 쌓아가는 걸 통해 인생을 대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쉬는 동안 영화도 보고, 영화인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수업도 하면서 보냈다. 색다른 시간을 통해 저를 축적한 시간을 보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녹야’ 시나리오를 받고 두 여성이 서로를 구제하는 역할이 감동적이고 매력적이었다. 개인적인 사건이나 스토리, 역할이 저와 잘 매치되는 것 같았고 기뻤다. 좋은 이야기는 항상 매력적인 것 같다”라고 출연 이유를 털어놓았다.

한편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4일부터 10일간의 여정에 나선다. 배우 송강호가 올해의 호스트가 되어 포문을 여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69개국 209편의 공식 초청작과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0편을 포함한 269편을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대영 등 총 4개 극장 25개 스크린에서 공개된다.

[우동(부산)=김나영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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