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요, 중국으로 와"…판빙빙X이주영 '녹야', 영화보다 애틋한 '찐'사랑(종합)[BIFF]

강효진 기자 2023. 10. 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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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빙빙 한슈아이 이주영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강효진 기자] 배우 판빙빙과 이주영이 영화 '녹야' 이상의 애틋한 애정을 드러내며 찰떡 호흡을 보여줬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 공식 초청작인 영화 '녹야'(감독 한슈아이) 기자회견이 5일 오후 2시 부산 KNN시어터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주연 판빙빙, 이주영과 한슈아이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 '녹야'는 낯선 곳에서 쳇바퀴 같은 삶을 사는 ‘진샤’(판빙빙)가 자유로운 영혼의 ‘초록머리 여자’(이주영)를 만나 돌이킬 수 없는 밤으로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한슈아이 감독은 '녹야'를 구상한 계기에 대해 "사실은 제가 굉장히 감성적인 사람이다. 영화를 찍을 때 보면 대부분 처음에 갑자기 제 머리에 스치는 화면이 지나가면서 감성적으로 어떤 영화를 구성하게 된다. 우선 두 명의 여자가 나타나고 그 중 한 명이 녹색 머리다. 두 사람이 밤에 달리는 모습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빙빙이나 저나 둘 다 산동 지역 출신이라 한국이 익숙하고 친숙해서 한국에 가서 영화를 찍자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사람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파격적이라는 말은 저의 의도와 딱 들어맞는다. 두 분이 했던 작품을 봤는데 '녹야'에서 맡은 역할은 두 분이 완전 반대다. 오히려 두 분의 서로 반대 역할이 예전에 했던 역과 비슷하다. 그래서 관객들이 그것만으로도 영화를 선택할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두 번째 작품이라 제가 무서움이 없어서 새로운 선택을 한게 아닐까 싶다. 최종 결과는 모두가 보고싶은 영화를 만든 것 같아서 기쁘다"고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 판빙빙 ⓒ곽혜미 기자

그는 "이주영 배우는 야구 영화에 나온 것을 보고 너무 사랑스러웠다. 이렇게 젊고 어린 배우가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정직하게 보여주는데 그 안에 내적으로 강한 힘을 보여줬고 특히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좋았다. 이렇게 귀엽게 잘 웃는 여자 아이에게 좀 다른 면을 꺼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귀여운 모습과 함께 충동적으로 뭔가가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빙빙은 이전에 했던 역은 하고 싶은 말 다하고 외향적이고 생명력 강한 역할이었다. 그래서 이번 역이 판빙빙에게 큰 도전이었다. 연기하기 어려웠다. 내면으로 말려들어가는 역할이라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다. 이번 작품이 배우들에게도 큰 도전이자 결실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 이주영 판빙빙 ⓒ곽혜미 기자

판빙빙은 이번 작품에서 파격적인 캐릭터를 연기한 것에 대해 "사실은 두 명의 여자가 나오는 영화인데, 이미지도 그렇고 기질적으로도 인생의 경험이 완전히 다른 두 여자가 나온다. 시나리오에 나오는 여성은 조심스럽고 얌전한, 마음 속에 담긴 스토리가 많은 여성이다. 어느날 갑자기 녹색 머리 여성의 녹색에 이끌린다. 그 이후 며칠 동안 감정의 변화에 이끌리는 스토리가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가 너무 감동적이어서 선택했다. 감독님과 교류를 통해, 저에대해 너무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제가 26년 동안 연기 생활 하며 다양한 역할을 많이 했다. 제가 성장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이 역할을 제안했을때 굉장히 놀랐다. 원시적으로 이 인물을 해석해보고 싶었다. 배우가 시나리오를 보고 내면에서 알지 못하는 해석을 해보고자 하는 욕망이 굉장히 큰 것 같다"며 "사실은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시나리오에거 얘기하는 주제는 두려워하지 마라 여성아 라는 것이다. 직접 해결하고 극복하고 다른 여성을 돕는 것이다. 저는 이 내용이 좋았다. 파격적이라는 말은 광범위한 배경이다. 전세계 문화에서도, 사랑에서도 그렇다. 다양함이 존재하는데 그 속에서 감정과 마음이 교류하는게 정말 좋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주영은 "저희 영화 영제가 그린라이트다. 제목처럼 초록색이 중요한 상징을 가진 것 같다. 초록 머리 여자의 머리색도 그렇고, 그 여자가 한 문신의 색도 초록색이다. 외향적인 변화로 캐릭터를 구축해나가기 위해서 감독님과 얘기를 했다. 앞에서 (판빙빙)언니도 말씀하신대로 기질적으로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다른 인생을 살아왔고, 성별 나이 국적을 떠나서 서로 너무 다르지만 끌리게 되는 포인트에 있어서도 언니와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 하면서 저희가 작품을 만들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이주영은 판빙빙과 교류한 과정에 대해 "생각해보면 초록머리 여자를 연기하는데 완성하는 원동력은 판빙빙언니인 것 같다. 어떻게 언니와 소통하고, 친해지게 됐는지 여쭤봐주셨는데 배우들은 사실 현장에서 연기하면서 어떤 감정이 서로 오가고, 우리가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눈으로 마음으로 통하는 것들이 느껴질 때 확 열리고 가까워진다고 생각한다. 초반부에 초록머리 여자 캐릭터를 만들어나갈 때는 감독님이 도움 주셨고 길라잡이를 해주셨다면 현장에서는 언니가 저에게 보내주는 눈빛이나 신 안에서 분위기 같은 것들이 제가 초록머리 여자를 연기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는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저에게는 쉽지 않은 연기이기도 했다. 전에 얘기하듯 언니와 저는 정반대 캐릭터이기도 하고 제가 도전해보지 않은 면도 있었다. 감독님이 말씀하셨던건 초반에 초록머리 여자는 동물적이고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즉각적으로 알아채는 감각이 있는 인물이다. 현장에서 풀어놓은 동물처럼 연기해주면 좋겠다는 말에 힌트를 얻었다. 초반부는 감독님의 그런 말씀, 현장에선 언니의 도윰으로 제가 잘 완성할수 있었다. 그래서 조금 더 언니와 저의 유대감이 형성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 이주영 판빙빙 ⓒ곽혜미 기자

특히 이주영은 고민하던 지점에 판빙빙으로부터 자필 편지를 받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주영은 "출연을 망설일 때 너무 따뜻한 자필 손편지를 써주셨다. 그 편지를 보고 제가 너무나 마음이 동했던 것 같다. 제가 연기 활동을 하면서 이런 편지를 받게 되다니. 그것도 빙빙언니에게. 그런 생각을 하니까 이 영화에 내가 출연하지 않는 것은 이 두 분의 저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는 행동인 것 같아서 정말 마음이 동해서 이 두 분과 함께 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이주영에게 판빙빙은 한국어로 "사랑해요"라고 따뜻한 미소를 보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또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은 한국 배우'에 대해 "이주영 말고는 같이 하고 싶은 배우가 없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판빙빙은 이주영에게 편지를 보내던 당시를 떠올리며 "사실 편지를 쓰는 그날 밤 굉장히 고민이 많았다. 손 편지를 써야하는데 말도 안 통하고 어떻게 소통이 가능할까. 우리가 정말로 그녀를 선택하고 싶고 좋아한다는 걸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다. 굉장히 떨리고 긴장이 됐다. 손편지를, 그것도 여성 연기자에게 직접 쓰면서 감정을 전달한다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을 써야할까. 지나친 열정은 깎아먹을 것 같았다. 마치 연애 편지를 쓰는 느낌이었다. 너무 달콤하게 쓰면 진정성 전달이 안되고 의심을 받을 것 같다. 심지어 편지를 중국어로 써야해서 바보같은 일일 것 같았다"며 "나이도 제가 열 살이나 많은 걸 알고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언급해 폭소를 더했다.

그러면서 "주영 씨 이미지가 귀여우면서도 진정성을 담고 있는 모습이 우리 영화에서 불꽃을 담고 있는 이미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손편지를 써서라도 주영 씨를 데리고 와야지 생각했다. 이런 달달한 스토리가 있었다. 그리고 편지 마지막에 제가 하트를 엄청 많이 날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를 들은 이주영은 "워 아이 니"라고 덧붙여 판빙빙을 웃음짓게 하기도.

▲ 판빙빙 ⓒ곽혜미 기자

또한 이주영은 판빙빙과 감정 신에서 뺨을 때리는 장면에 대해 "언니의 뺨을 때리는게 너무너무 마음이 아팠다"면서 "촬영 끝나고 언니는 중국으로 가고 저는 한국에 있으니까 만날 수 없지 않나. 촬영이 끝나니까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된 느낌이 들었다. 정말 드물게 촬영이 끝나고도 캐릭터의 감정을 가지며 일상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판빙빙은 이주영에게 "웰컴 투 차이나"라며 "제가 거의 매일 주영 씨에게 중국 오면 나에게 꼭 연락하라고 했다"고 웃음 지었다.

그러면서 "사실 두 여성 사이에 어떤 감정선이 생기는 이런 것, 특히 단기간에 이렇게 마음을 터놓게 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서울에서 찍었는데 외로운 섬에 버려진 느낌이었다. 사실 당시 코로나 때문에 정말 어려운 마음이었는데 여자들이 똘똘 뭉쳐서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녹야'는 올 하반기 국내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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