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라면 냉랭했는데" 하림의 냉동만두는 다를까
1년 내 점유율 10% 목표
다소 비싼 가격 감점 요인
하림의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미식'이 냉동만두 시장에 진출한다. 냉장육·생야채를 사용한 프리미엄 '육즙만두'로 CJ제일제당 비비고, 풀무원 얇은피꽉찬속만두(얄피만두), 해태제과 고향만두의 '빅3'에 균열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만두 '1강 2중' 깨질까
국내 냉동만두 시장은 1강 2중 구도다. 프리미엄 냉동만두 시장을 연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가 40% 이상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고 '얄피만두'의 풀무원과 고향만두의 해태제과가 10% 초반대 점유율로 2위 다툼을 벌이는 중이다. 이외 동원F&B, 오뚜기, 대상 청정원 등이 한자릿수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상황이다.
경쟁은 치열한 반면 시장은 정체 중이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10년대 초 비비고 왕교자의 활약으로 4000억원을 돌파한 국내 냉동만두 시장 규모는 2020년 5886억원 이후 2년 연속 4700억원대로 뒷걸음질쳤다. 눈에 띄는 신제품 없이 기존 인기 제품들이 시장 나눠먹기만 이어간 탓이다.
하림이 '더미식' 브랜드의 다음 시리즈로 냉동만두를 지목한 것은 이런 시장 환경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다. 기존 상위권 기업들이 매너리즘에 빠진 6000억원대 시장에서 차별화된 신제품을 선보이면 단숨에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하림은 이번 신제품 출시와 함께 목표를 "1년 내 시장 점유율 10%"로 잡았다. 업계 2위권인 풀무원과 해태제과를 따라잡겠다는 계획이다.
만두소, 만두피 다음은 '육즙'
더미식이 내놓는 냉동만두 신제품은 교자 4종과 군만두 2종, 손만두 3종 등 총 9종이다. 그 중에서도 풍부한 육즙을 강조한 육즙교자를 핵심 제품으로 띄울 예정이다. 5가지 국내산 채소를 생으로 썰어 넣고 냉동육이 아닌 생돈육을 사용해 풍부한 육즙이 특징이다.
하림이 만두 신제품의 차별화 지점으로 육즙을 선택한 건 최근 만두 소비자들의 변화 때문이다. 그간 냉동만두 소비자들의 가장 큰 니즈는 '풍부한 만두소'였다. 비비고 왕교자가 바로 이 지점을 공략해 성공을 거뒀다.
만두 시장의 다음 변화는 '만두피'였다. 풀무원은 기존 만두보다 얇은 피를 사용해 만두피의 밀가루맛을 줄이는 방식으로 만두소의 풍부한 맛을 끌어올렸다. 구우면 딱딱해지는 일반 피와 달리 바삭한 식감이 생기는 얇은 피는 에어프라이어와의 궁합도 좋았다.
하림은 최근 소비자들의 니즈가 '육즙 강화'로 넘어오고 있다고 봤다. 하림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의 25%가 만두에서 육즙과 촉촉함을 원하고 있었다. 중국식 만두 전문점들을 중심으로 육즙이 가득한 '소룡포' 등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냉동만두 시장에서 '육즙만두' 카테고리는 5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키워볼 만한 시장이라는 계산이 선 것이다.
하림 측은 "하림만의 앞선 기술력과 정성껏 재배한 질 좋고 신선한 생채소, 국내산 냉장육 등을 굵게 썰어 넣어 재료 본연의 육즙과 수분, 풍부한 식감까지 살렸다"며 "3시간 동안 직접 우려낸 육수를 넣은 만두피는 1만 번 치대어 쫄깃함을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통할까
더미식 육즙만두 9종을 맛보니 기존 냉동만두와는 확실히 다른 결이 느껴졌다. 12시간 냉장 숙성한 만두소는 기존 냉동만두보다 부드럽게 씹히는 느낌이다. 하림의 주장대로 육즙이 흘러넘치는 수준은 아니지만 만두소에 촉촉함을 더해주는 것만으로도 육즙의 의미가 있었다. 손만두는 기존 냉동 손만두들보다 피가 얇고 부드러워 먹기 편하다는 느낌이었다.
김치교자의 경우 배추김치에 석박지를 더해 씹는 맛을 살렸다. 김치만두에 배추김치만 사용할 경우 소가 질퍽하게 씹히는 경우가 많은데 아삭한 석박지를 섞어 식감이 개선됐다. 고기교자에 땡초를 넣은 땡초고기교자는 최근의 '매운 트렌드'에 맞춘 제품이다. 1개만 먹어도 입 안이 얼얼할 정도의 매운 맛을 자랑한다.
가장 아쉬운 점은 역시 가격이다. 가장 기본 제품인 육즙고기교자의 경우 350g 2개 묶음이 대형마트 기준 9280원이다. 같은 곳에서 비비고 왕교자의 경우 350g 3개 묶음을 998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더미식 육즙고기교자가 약 20~30%정도 비싼 셈이다.
하림 관계자는 "프리미엄 원재료를 아낌없이 사용해 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됐다"며 "출시 후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명과 CF 등에서 '육즙'을 강조한 것이 소비자들의 과도한 기대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육즙만두'라고 하면 소룡포를 떠올리게 되는데, 소룡포 수준의 육즙을 기대하면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하림 관계자는 "육즙을 따로 첨가한 것이 아닌 만두소 자체에서 나온 것"이라며 "소룡포같이 국물이 가득한 만두라기보다는 촉촉하고 쥬시한 식감을 살린 제품"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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