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야' 판빙빙 "실종설? 새로운 것으로 내 인생을 축적시킬 시간 가졌다" [BIFF]

김경희 2023. 10. 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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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영화 '녹야'의 기자회견이 부산 KNN시어터에서 진행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한슈아이 감독과 배우 판빙빙, 이주영이 참석해 영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부산 해운대=iMBC연예 김경희 기자)

iMBC 연예뉴스 사진


판빙빙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초대 받아 감사하고 '녹야'를 선택해줘서 감사하다. 부산에 방문한지 7~8년 되었는데 다시 올수 있어 좋다"며 한국 관객에게 인사했다.

이번 작품에서 동성애를 포함,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 판빙빙은 "많은 미디어에서 영화에 관심 가져줘서 감사하다. 두 명의 여자가 나오는 영화인제 이미지, 기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두 여자다. 진샤는 마음 속 스토리가 많은 여자다. 어느날 녹색 머리 여자에게 이끌리게 되고 이후 며칠동안 감정의 변화가 매력적이었다."며 이 영화에 끌렸던 이유를 이야기했다.

한 동안 실종설이 돌았던 판빙빙은 "연기자는 때로는 시간을 가지고 자신을 가라앉힐 시간도 필요하다. 7~8편 영화 했으면 몇년 정도 휴식하며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새로운 이야기도 만나야 한다. 주윤발을 이번에 부산에서 만나니 느낌이 새롭더라. 그분도 연기 경력을 보면 일년에 열편 이상씩 영화를 찍은 적도 있었지만 어떤 때는 일년에 한두편 찍으면서 인생의 경험을 쌓는 시간이 있더라. 인간의 생명주기와 마찬가지로 인생의 스토리와 삶의 기복은 있기 마련이다. 이런걸 통해 콘텐츠를 더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스스로 가라앉히고 생각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새로운 눈으로 새로운 인물을 만나고 느낌을 쌓으며 인생을 새롭게 대할 힘이 생겼다. 평생 추구할 일이 있는 건 당연한데 공백기 몇년 동안 영화를 많이 보고 교류를 많이 했다. 공백기 동안 영화 수업도 많이 들었다. 그 동안 시간이 없어서 못했던 걸 하며 인생을 축적했다."라는 말로 자신의 공백기 동안 어떤 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지를 장황하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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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며 "'녹야'의 시나리오를 봤을때 너무 감동이었고 두 여인의 역할이 서로를 구제하는 역할이어서 이끌렸고 감동적이었다. 몇년동안 제가 가지고 있던 개인적 사건과 스토리와 캐릭터의 역할이 잘 매치되는거 같아서 감동이었다. 좋은 역할 좋은 스토리는 늘 매력적이다."라며 작품 속 캐릭터와 자신 사이에 유사성이 있어 끌렸음을 고백했다.

판빙빙은 과감하고 파격적인 영화에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로 "시나리오가 감동적이어서"라고 꼽았다. "감독이 저를 굉장히 잘 이해하고 있다 생각했다. 26년 동안 정말 다양한 역할을 연기했고 그 연기를 통해 성장했다. 그와중에 진샤를 제안했을때 너무 놀라웠고 원시적으로 이 캐릭터를 해석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는데 시나리오의 메시지는 '두려워하지 말아라, 여성아'다 직접 해결하고 극복하고 다른 여성을 돕는게 이 스토리의 메시지다. 파격적이라는 말은 광범위한 개념이다. 문화, 사랑에는 다양성이 존재하는데 그 속에서 감정과 마음이 교류할수 있다는 건 중요한 것 같다."며 영화의 메시지가 좋았음을 이야기했다.

그러며 "한국 콘텐츠가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 아시아인으로 흥분되고 기쁘다. 사랑을 기본으로 다원적인 감정으로 발전된다. 그래서 망설임없이 선택했다."며 한국 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고무적이라는 말을 했다.

이주영에게 직접 손편지를 보내 캐스팅에 도움을 주었다는 판빙빙은 "이주영 말고는 같이 하고 싶은 배우가 없다"라는 너스레를 떨며 함께 연기하고 싶은 다른 한국 배우는 없다고 웃으며 이야기 했다.

손편지에 대해 판빙빙은 "편지를 쓰는 날도 고민이 굉장히 많았다. 손편지를 써야 하는데 말도 안 통하고 어떻게 소통을 할지, 정말로 이주영을 좋아한다는 걸 어떻게 표현할지를 고민했다. 편지 쓸때 너무 떨리고 긴장했었다. 처음 있는 일이어서 고민이 컸다. 너무 오바하면 진정성을 해칠 것 같아 마치 연애편지를 쓰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나중에 생각하니 언어가 안 통해도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일일거라 생각했다. 이주영의 전작을 봤고 드라마도 찾아봤는데 주는 느낌이 너무 좋더라. 이미 작품을 통해 이주영을 알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이주영의 사진을 내밀어서 너무 놀랬다."라며 자세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며 "편지 마지막에 사랑한다고 하트를 엄청나게 날렸다"라고 덧붙여 현장을 웃음짓게 했다.

판빙빙은 "이주영 뿐 아니라 스태프들에게도 언제든 중국에 오면 연락하라고 했었다."라며 "단기간 안에 마음을 터놓는게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영화 제작진이 대부분 여성으로 이뤄졌는데 그것도 이상할 게 아니었다. 제작자나 감독, 주인공 모두가 여성이었다. 여성만이 진정 여성을 돕고 이해할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가 가장 심각하던 시기에 영화를 찍었다. 그래서 서울에서 찍었지만 외로운 섬에 버려진 느낌이 들었다. 코로나 때문에 너무 어려웠지만 다들 똘똘 뭉쳐서 의기투합했었다. 전체가 다 여성으로 이뤄진 팀이었는데 모두가 힘을 합해 이런 시련을 이겨냈다."며 여성의 연대에 대해 의미를 담았다.

영화 '녹야'는 인천항 여객터미널 검색대에서 일하는 진샤는 남편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묘하게 시선을 끄는 초록머리 여자와 함께 모험에 뛰어 들게 되는 이야기. 영화를 연출한 한슈아이 감독은 데뷔작 '희미한 여름'(2020)으로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K플러스 부문 국제심사위원상을 비롯하여 다수의 상을 수상했으며 이번 영화 '녹야'는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iMBC 김경희 | 사진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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