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진 성남시장, 12시간 피의자 조사… 경찰, ‘정자교 붕괴’ 첫 중대시민재해 적용 검토

6월 참고인 조사 이후 추가 소환
2차 소환에선 피의자 신분 전환
중대시민재해 혐의 첫 적용 검토

‘분당 정자교 붕괴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신상진 성남시장을 2차 소환해 12시간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신 시장에게 첫 중대시민재해(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5일 경기남부경찰청 분당 정자교 붕괴 사고 수사전담팀에 따르면 신 시장은 전날 경기남부청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신상진 경기 성남시장. 뉴시스

이번 피의자 조사는 지난달 이 사고 사망자 A(40·여)씨의 유족이 성남시 최고 책임자인 신 시장을 중대시민재해 혐의로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이뤄졌다. 지난 4월 일어난 정자교 보행로 붕괴 사고로 이곳을 지나던 A씨가 숨지고 B(28)씨가 크게 다치는 등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앞서 경찰은 사고 초기부터 거론됐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신 시장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지난 6월 참고인 신분으로 한 차례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중대시민재해는 공중이용시설에서 발생한 사망자가 1명 이상이거나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나온 경우 적용할 수 있다. 이 법이 정한 공중이용시설에서 ‘교량’은 연장 100ｍ 이상이어야 한다. 정자교의 총 길이는 108ｍ이다.

법적 책임은 시설을 총괄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데, 지방자치단체에선 단체장에게 물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이 신 시장에 대해 중대시민재해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경우 이번 교량 붕괴사고는 제1호 중대시민재해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5일 오전 9시45분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탄천 교량 정자교의 한쪽 보행로가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적절한 유지보수가 이뤄지지 않아 붕괴가 일어난 것으로 판단된다’는 취지의 감정 결과를 받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성남=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