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빙빙·이주영의 도전 '녹야'…"두 여성이 서로를 구제하는 이야기" [제28회 BIFF]

영화 '녹야'는 배우 판빙빙과 이주영 씨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두 배우는 파격적인 역할을 선택함에 앞서 걱정도 있었지만,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공감해 함께 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영화 '녹야'의 기자회견이 오늘(5일) 오후 2시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 내 KNN시어터에서 열렸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한슈아이 감독과 배우 판빙빙, 이주영 씨가 참석했으며 남동철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이 모더레이터를 맡아 행사를 진행했다.

한슈아이 감독의 영화 '녹야'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서 선보이게 됐다. 올해 갈라 프레젠테이션에서는 '녹야'와 함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의 '더 비스트'가 관객들과 만난다.

'녹야'는 판빙빙과 이주영 씨가 주인공을 맡아 경제적 빈곤과 성폭력에 노출된 두 여성의 연대기를 그려냈다. 남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돈이 필요했던 진샤(판빙빙 분)는 묘하게 시선을 끄는 초록머리 여자(이주영 분)을 만나 함께 모험에 뛰어든다.

먼저 한슈아이 감독이 이야기를 구상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제가 사실 굉장히 감성적인 사람이다. 그래서 대부분 처음에 갑자기 스치는 화면이 지나가면서 감성적으로 구상하는데, 두 명의 여자가 나타나고, 한 명의 여자는 녹색머리인데 둘이 같이 달리는 모습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두 주인공으로 판빙빙과 이주영 씨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한슈아이 감독은 "두 분이 이전에 했던 작품들을 많이 봤는데 '녹야'에서 이분들이 맡을 역할은 이전과 완전히 반대고, 오히려 바뀐 게 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반대 역할을 시키는게 재밌는 도전이라 생각했다. 관객분들이 그것만으로도 영화를 선택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판빙빙에게는 '녹야'가 오랜 공백기 이후 선택한 신작이다. 판빙빙은 "감독님이 '녹야' 시나리오를 보여주셨을 때 감동적이었고 두 여성이 서로를 구제하는 역할이라는 것에 이끌렸다. 저의 개인적인 사건이나 스토리가 시나리오에도 잘 매치되는것 같았다. 좋은 역할이나 스토리는 늘 매력적인 것 같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영화에는 녹색머리 여자가 등장하고 초록색이 중요한 상징성을 가진다. 그 상징성을 가진 인물을 연기한 이주영 씨는 "초록머리 여자의 머리색도, 문신도 다 초록색이다. 외형적인 모습으로 일단 캐릭터 구축을 하기 위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첫 캐릭터 구축을 위해 감독이 도움을 줬다면, 이후에는 판빙빙의 도움이 컸다고 전했다. 이주영 씨는 "배우들은 현장에서 같이 연기할 때 눈으로, 마음으로 통하는게 느껴질 때 마음이 열린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판빙빙 언니가 제게 보내주시는 눈빛이나 분위기가 제가 연기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도록 잘 만들어주셨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판빙빙은 이주영의 출연을 성사시키기 위해 직접 손편지도 써줬다고. 이주영 씨는 "감독님은 저라는 배우에 대해 많이 파악하시고 저를 영화 안에 어떻게 담을지 이미 다 구상하신 상태에서 제안주셔서 믿고 뛰어들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판빙빙 언니도 제가 출연을 고민할때 손편지를 써주셨다. 그 편지를 보고 마음이 너무 많이 동했다"고 털어놨다.

영화는 한국과 중국 스태프가 합작해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이주영 씨는 "감독님이 스크린 속에 두 여자를 보고 싶어서 구상하고 싶다는 생각을 말씀해주셔서 나도 보고싶다,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과 중국이 한국 로케이션으로 합작할 수 있다는 것도 의미가 있었다. 실제로 우리 영화 스태프도 한중 반반이었다. 합작 작품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출처 = OSEN]

YTN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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