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편지가 이어준 판빙빙x이주영, 여성 연대로 완성한 '녹야' [28th BIFF 종합]
[부산=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판빙빙과 이주영, 그리고 한슈아이 감독까지 여성의 힘으로 만들어낸 ‘녹야’다.
5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KNN타워 KNN 시어터에서 진행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영화 ‘녹야’ 기자회견에서는 한슈아이 감독과 출연 배우 판빙빙 이주영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세계적인 거장들의 신작 또는 화제작을 상영하는 섹션이다. 올해 공식 초청된 ‘녹야’는 낯선 곳에서 쳇바퀴 같은 삶을 사는 진샤(판빙빙)가 자유로운 영혼의 초록머리 여자(이주영)를 만나 돌이킬 수 없는 밤으로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판빙빙과 이주영이 주연을 맡아 경제적 빈곤과 성폭력에 노출된 두 여성의 연대기를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녹야’는 희미한 여름’으로 지난 2020년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에 초청되어 피프레시상을 수상했던 한슈아이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또한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날 한슈아이 감독은 ‘녹야’의 시작에 대해 “제가 감성적인 사람이다. 영화를 찍을 때 갑자기 제 머리에 스치는 장면으로 만든다. 판빙빙이나 저나 한국이 친숙해서 한국에서 영화 찍자고 했다”고 말했다.
판빙빙은 “이미지도 그렇고 기질적으로나 완전히 다른 두 여자가 나온다. 진샤라는 여자는 조심스럽고 얌전한 여성이다. 어느 날 녹색 머리 여성의 녹색에 이끌리게 된 후 겪는 며칠 동안의 감정 변화에 이끌렸다”고 했다.
이어 판빙빙은 “제가 왜 이 영화를 선택했냐면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줬을 때 감동적이었기 때문이다. 감독님과의 교류를 통해서 감독님이 저를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가 지난 26년 동안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성장해왔다. 그런데 감독님이 저에게 진샤 역할을 제안해줬을 때 놀랐고, 원시적으로 이 캐릭터를 해석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 사실은 조금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이 시나리오에서 말하고 있는 주제는 ‘여성들아 포기하지 마라’다. 저는 이게 너무 좋았다. 영화는 다원적으로 발전해나가는 과정인 것 같다. 그래서 제가 이 영화를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이주영은 “영화에서 초록색이 가지는 상징이 중요한 것 같았다. 초록머리 여자의 초록색 머리도 그렇고, 문신도 초록색이다. 외형적인 변화로 캐릭터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감독님이랑 이야기를 많이 했다. 기질과 성격이 너무 다르지만 서로 끌리게 되는 포인트를 판빙빙 언니와 감독님과 함께 만들어갔다”며 판빙빙과 한슈아이 감독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판빙빙은 “두 여성 사이에 감정선이 생기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저희 영화 제작팀 대부분이 여성으로 이뤄진 건 그런 요소일 수도 있다. 제작자들과 감독, 주영이와 저 모두 여성이지 않나. 때로는 여성만이 여성을 도울 수 있고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코로나가 가장 심각하던 시기에 영화를 찍었다. 너무 어려웠는데 여자들이 똘똥 뭉쳐서 이 어려움을 이겨냈다. 여성들의 힘으로 이러한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영화를 만들어냈다”고 했다.
한슈아이 감독은 판빙빙과 이주영을 캐스팅 한 이유에 대해 “두 분이 이전에 했던 작품들을 제가 많이 봤다. ‘녹야’에서 이 분들이 맡은 역할은 이전 작품과 완전히 다른 작품이다. 그것 만으로도 관객이 영화를 선택할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게 제 두번째 영화라서 겁없이 도전해 본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슈아이 감독은 “이주영 배우의 야구소녀’를 보고 너무 사랑스러웠다. 특히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좋았다. 귀엽고 잘 웃는 이 여자 아이에게 다른 면을 꺼내보고 싶었다. 판빙빙은 생명력 강한 여성의 역할을 그동안 많이 했기 때문에 이번 역할이 큰 도전이었을 거다. 내면으로 말려들어가는 역할이어서 굉장한 노력을 했다. 두 배우들에게 이번 연기가 큰 도전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영은 국가도 언어도 다른 판빙빙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배우들은 현장에서 서로 연기를 하면서 감정을 나누고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통하는 것들이 느껴질 때 마음이 열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초반부에 초록머리 여자의 캐릭터를 만들 때는 감독님이 도움을 많이 주셨다면, 현장에서는 진샤를 연기한 판빙빙 언니께서 저에게 보내주시는 눈빛이 제가 연기하는데 무리가 없었다”면서 “저에게는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제가 도전해보지 않았던 면들도 있었다. 초반에 초록머리 여자는 굉장히 동물적인 감각이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풀어놓은 동물처럼 연기해주셨으면 좋겠다는 감독님의 말에서 힌트를 많이 얻었다. 판빙빙 언니와 저의 유대감이 형성될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또한 이주영은 출연 비화로 출연을 고민하고 있을 때 받은 판빙빙의 손편지가 마음을 움직였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판빙빙은 “이주영 말고는 같이 하고 싶은 배우가 없었다”면서 이주영에 대한 믿음을 전했다.
이주영은 “감정적으로 깊게 들어가야 하는 신들이 다소 있었다. 서로 따귀를 때리는 신은 저에게도 기억이 깊게 박혀 있는 촬영이다. 언니의 뺨을 때리는게 너무 마음 아팠다. 촬영이 다 끝나고 나서 배우들과 친해지면 다음 약속을 잡을 수 있는데, 언니는 중국으로 가고 저는 한국에 있어서 촬영이 끝나서 만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좀 더 캐릭터의 감정을 가지고 일상을 보내서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부산=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
녹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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