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현장] "손편지에 하트까지"…판빙빙X이주영, 사랑 넘친 '녹야'(종합)
[부산=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루머는 루머일뿐이었다. 실종설, 감금설 등 각종 억측에 시달렸던 중화권 스타 판빙빙이 밝은 모습으로 부산을 빛냈다.
10월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타워KNN시어터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 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녹야'(감독 한슈아이)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판빙빙, 이주영, 한슈아이 감독이 참석했다.
올해 부국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된 '녹야'는 낯선 곳에서 쳇바퀴 같은 삶을 사는 진샤(판빙빙)가 자유로운 영혼의 초록머리 여자(이주영)를 만나 돌이킬 수 없는 밤으로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데뷔작 '희미한 여름'으로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피프레시상을 수상한 한슈아이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이자,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초청작이다. 지난달 22일에는 예매 오픈 직후 상영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날 한슈아이 감독은 "저는 감성적인 사람이라 대부분 영화 찍을 때 처음에 갑자기 제 머리에 화면이 스치면 구상하게 되는데 먼저 두 여자가 나타났다. 한 명은 녹색머리였고, 그 두 여자가 밤에 달리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저희에겐 한국이 익숙해서 한국에서 영화를 찍어보자고 했다"고 기획 배경을 밝혔다.
캐스팅에 대해서는 "이주영은 야구 영화에 나온 걸 봤는데 너무 사랑스러웠다. 젊은 배우가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안에 강한 힘이 있었다. 특히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좋았다. 이 귀여운 아이의 다른 면을 꺼내보고 싶었다. 판빙빙은 그동안 외향적이고 강인한 여성 연기를 많이 했기 때문에 이번 연기가 그에겐 도전이었을 것 같다. 내면으로 말려들어가는 역할이라 본인도 많이 노력했다. 두 배우에게도 도전이자 결실이 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판빙빙은 "7~8년 전에 왔던 부국제에 다시 초대 받아 굉장히 기쁘다"며 "연기자는 때로는 시간을 갖고 자신을 침착하게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하다. 한 7~8편의 작품을 찍으면 몇 년 정도 휴식해야 하고 그러면서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야 한다. 저도 최근 몇 년 스스로 가라앉히고 생각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새로운 눈으로 인생을 바라보고, 삶을 새롭게 대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녹야'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감동적이었다. 여성이 여성을 서로 구제하는 역할이라는 점에 이끌렸다. 몇 년 동안 제가 갖고 있던 개인적인 사건이나 스토리가 영화의 역할과 잘 매치되는 것 같았다. 좋은 역할과 스토리는 늘 매력적이다. '녹야'는 두 명의 여자가 나오는 영화인데 둘은 이미지도, 기질적으로도 완전히 다르다.진샤는 굉장히 조심스럽고 얌전한, 마음 속에 숨겨진 스토리가 많은 여성이다. 어느 날 한 여성의 녹색머리에 이끌려 감정의 변화를 겪는 스토리가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전했다.
이주영은 "작품의 영제가 '그린라이트'인 만큼, 초록색은 영화 속에서 중요한 상징이다. 초록머리 여자의 머리 색깔, 문신 색깔 등 외형적인 변화로 캐릭터를 구축해나가기 위해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너무 다른 인생을 살아온 캐릭터지만 서로 끌리는 포인트들에 대해 고민하며 만들었다"고 전했다.
또 "감정적으로 깊이 들어가는 장면이 많았다. 저는 언니 뺨을 때리는 연기가 너무 마음이 아팠다. 둘이 너무 다르고 초록머리 여자 입장에서는 진샤가 답답했을 것 같다. 근데 누군가를 많이 좋아할 때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건 불가피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연기할 때 내가 진샤에게 보이는 걸로는 차갑게 대하더라도 마음만큼은 달랐다. 특별한 경험도 했다. 보통 촬영이 끝나고 배우들이 친해지면 '우리 언제 볼까' 약속을 잡을 수 있는데 언니는 촬영 끝나고 중국으로 가셔서 만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캐릭터에 좀 더 푹 빠진 시간들을 보낼 수 있었다. 그래서 기억이 많이 남는다"고 회상했다.
특히 판빙빙과 이주영은 서로를 향한 애정을 마음껏 표현하기도 했다. 작업 전 이주영에게 손편지를 건넸다는 판빙빙은 "이주영 말고 같이 하고 싶은 한국 배우는 없다. 사실 (이주영에게) 편지를 쓴 그날 굉장히 고민이 많았다. 너무 오버해서 쓰면 지나친 열정은 진정성을 깎을 것 같고, 마치 연애편지 쓰는 느낌이었다. 너무 달콤해도 의심을 살 것 같더라. 근데 여자가 여자에게 편지를 쓴다는 건 언어가 안 통해도 마음이 통하는 일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주영 배우가 주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감독님이 사진을 보여주셨는데 저도 '이 배우 안다, 너무 귀엽다'고 했었다. 나중에 제가 10살이나 많다는 걸 알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여배우들은 이런 걸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러면서 "(이주영의) 귀엽고 진정성을 가진 이미지가 우리 영화에서 불꽃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손편지를 써서라도 주영이를 데리고 와야지' 싶더라. '녹야' 뒤엔 그렇게 달달한 스토리가 있었다. 제가 편지 마지막에 하트를 엄청 많이 날렸다"며 웃어보였다. 이후 두 사람은 "사랑해요", "워 아이 니" 등 고백을 주고받는 모습으로 마지막까지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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