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가림성서 성벽 관통하는 배수로 확인…"백제 기술력 가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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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가 사비 도읍기(538∼660) 시절 도성 방어를 위해 쌓은 부여 가림성에서 성벽을 관통하는 배수시설이 처음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사비 도성을 보호하는 거점 산성이었던 부여 가림성의 북 성벽 일대를 조사한 결과, 성벽 가운데를 관통하는 배수로를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발굴조사를 진행한 백제역사문화연구원 관계자는 "성벽 가운데를 관통하는 배수시설이 백제시대 성벽에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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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백제가 사비 도읍기(538∼660) 시절 도성 방어를 위해 쌓은 부여 가림성에서 성벽을 관통하는 배수시설이 처음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사비 도성을 보호하는 거점 산성이었던 부여 가림성의 북 성벽 일대를 조사한 결과, 성벽 가운데를 관통하는 배수로를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부여 가림성은 백제 동성왕(재위 479∼501) 때 축조된 것으로 전한다.
1145년 편찬된 역사서 '삼국사기'에는 '백제 동성왕 23년(501년) 8월에 가림성을 쌓고 위사좌평(衛士佐平) 백가에게 지키게 했다'는 내용이 남아있다.
위사좌평은 왕을 호위하고 왕궁을 지키던 백제의 제1품 관직으로, 성을 축조한 연대와 명칭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유적으로서 역사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간 발굴 조사를 거쳐 백제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성벽과 건물 터, 물을 모으기 위해 만든 집수지(集水址) 흔적 등이 확인된 바 있다.
지난해부터는 백제 때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성벽 내·외부를 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북쪽 성벽 유적에서는 성벽 안쪽에 모인 물을 바깥쪽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구(水口)를 확인했다.
수구의 길이는 약 5m, 내부 너비는 1m, 내부 높이는 0.5m로 파악됐다.
성벽을 관통하는 형태의 수구는 바닥에 평평한 돌을 깔고 그 위에 양쪽 벽을 세운 뒤 덮개돌을 올리는 방식으로 돼 있어 성 바깥쪽으로 물이 잘 흐를 수 있는 구조였다.
발굴조사를 진행한 백제역사문화연구원 관계자는 "성벽 가운데를 관통하는 배수시설이 백제시대 성벽에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출수구는 고려시대에도 성 안쪽에 맨홀과 유사한 구조물을 만들어서 지속해서 증·개축하면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당시 흐르는 물을 관리하고, 효과적인 배수 체계를 구축한 백제인의 기술력을 알 수 있는 자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집수시설이 어떻게 쓰였는지 엿볼 수 있는 유물도 나왔다.
통일신라시대 때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집수시설은 지름 15m, 깊이 2.8m 규모로, 계단처럼 3단으로 쌓아 위로 갈수록 지름이 넓어지는 구조로 파악됐다.
집수시설 안에서는 '성'(城) 자가 새겨진 토기 등이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성 안에서 식수 등의 물을 모으는) 집수 외에도 건물 안전을 기원하기 위한 제사를 지내던 제의 장소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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