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움에 눈물…" 74년 만에 고향 땅 밟은 제주4·3 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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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당시 대전형무소에서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 행방불명 된 희생자 유해가 70여 년 만에 고향 땅에 돌아왔다.
서울대 법의학연구소 이순덕 교수는 "제주공항 활주로 유해 발굴 사업에 이어 유전자 감식 기술의 발전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4·3희생자에 대한 신원 확인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신원 확인을 위해서는 유가족 채혈이 꼭 필요하다. 도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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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직후 형무소 인근 골령골에서 학살 뒤 암매장
유해 발굴과 유전자 감식으로 74년 만에 고향으로
며느리 "남편 봤으면 기뻐했을 텐데…서러움에 눈물만"
제주4·3 당시 대전형무소에서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 행방불명 된 희생자 유해가 70여 년 만에 고향 땅에 돌아왔다. 이 희생자는 제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신원이 확인된 첫 사례다.
5일 제주도는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평화교육센터에서 '4·3희생자 신원확인 보고회'를 열었다. 고(故) 김한홍 씨 유가족과, 김창범 4·3희생자유족회장, 고희범 4·3평화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경과보고, 유해 운구, 유족 상봉, 헌화와 분향 등이 진행됐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유해 1구는 2021년 대전 골령골 학살 터에서 발굴됐다.
'대전 골령골'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0년 6월부터 7월 사이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와 대전·충남지역에서 좌익으로 몰린 민간인들이 군경에 의해 집단 학살돼 묻힌 곳이다.
골령골에서는 올해까지 1441구의 유해가 발굴돼 200구의 시료가 채취됐다. 이 가운데 70구에 대해 서울대학교 법의학연구소가 유전자 감식을 진행한 결과 유해 1구가 4·3희생자로 확인됐다.
4·3희생자로 밝혀진 유해는 고(故) 김한홍 씨(1923년생)로 제주시 조천면 북촌리 출신이다. 4·3 광풍 당시 토벌대와 무장대를 피해 마을에서 떨어진 밭에서 숨어 지내다 1949년 1월 '자수하면 자유롭게 해준다'는 소문에 자수하고 제주시 건입동 주정공장 수용소에 갇혀 있다가 행방불명됐다.
수형인 명부에는 김한홍 씨가 1949년 7월 4일 징역 7년형을 선고받고 대전형무소에서 옥살이를 한 사실이 적혀 있다. 한국전쟁 직후 군경에 의해 희생돼 골령골에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한홍 씨는 지난 8월 제주지방법원 4·3전담재판부에서 수형인 직권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았다.
고(故) 김한홍 씨의 며느리 백여옥(82) 할머니는 유족 인사말을 통해 "우리 남편(고 김문추 씨)은 일생을 아버지 유해라도 찾겠다고 백방으로 노력하다가 3년 전에 숨졌다. 지금이라도 아버님 유해를 찾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남편이 봤으면 기뻐할 텐데 서러움에 눈물이 난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김창범 4·3유족회장은 "야속하게도 74년이 지나서야 차디찬 어둠속에 갇혔던 영령님을 가족의 품으로 모시게 됐다. 고향 땅에서 서러움과 원통함을 거두시고 영면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신원 확인 보고회가 끝난 뒤 김한홍 씨 유해는 4·3평화공원 봉안관 유해함에 봉안됐다.
4·3 당시 행방불명됐다가 도내‧외에서 발굴된 유해는 현재까지 414구로, 이 가운데 142구의 신원이 확인됐다. 대전 골령골 발굴 유해에 대한 유전자 감식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서울대 법의학연구소 이순덕 교수는 "제주공항 활주로 유해 발굴 사업에 이어 유전자 감식 기술의 발전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4·3희생자에 대한 신원 확인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신원 확인을 위해서는 유가족 채혈이 꼭 필요하다. 도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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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고상현 기자 koss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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