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라이츠워치, 보호출산제 비판…“미혼모 사회적 낙인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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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출산을 가능하게 하는 보호출산제 도입 추진에 대해 국내·외 인권단체들이 출생 미등록 아동이 생기는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는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모든 아동의 출생등록될 권리 보장을 위해 활동해 온 단체들의 모임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 등은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여성과 아동 모두를 보호하지 않는 보호출산제 제정법안을 둘러싼 현안과 과제' 토론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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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출산을 가능하게 하는 보호출산제 도입 추진에 대해 국내·외 인권단체들이 출생 미등록 아동이 생기는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는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모든 아동의 출생등록될 권리 보장을 위해 활동해 온 단체들의 모임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 등은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여성과 아동 모두를 보호하지 않는 보호출산제 제정법안을 둘러싼 현안과 과제’ 토론회를 열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수잔 성은 버그스텐 여성권리 전문 선임코디네이터는 이날 토론회에서 영상을 통해 “이 법안은 여성과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지 못한다. 구조적인 문제와 근본적인 원인은 내버려둔 채 미등록 아동과 원치 않은 임신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전날 보호출산제가 “가부장적인 구조와 제도, 장애인 차별, 미혼모와 원치 않는 임신을 둘러싼 사회적 낙인을 강화한다”며 보호출산제 도입 대신 △안전한 임신중지 보장 △미혼모에 대한 지원 강화 △국제 기준과 인권에 부합하는 의무 성교육 △모든 아동에 대한 보편적 출생등록제 도입 등을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신수경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여성이 아동의 양육 포기를 결정할 때는 상대 남성의 책임회피, 임신중단권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 경제적 불안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함에도 보호출산제는 근본적 해결방안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몰래 출산할 권리’ 보장이 아니라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도록 먹는 약의 시판을 허용하고, 임신중지에 필요한 비용을 건강보험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숙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대표도 “보호출산제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안전한 임신중단에 대한 안내가 선행되지 않으면 진정한 자기결정권이라 할 수 없다”며 “국가는 불안정한 상황에 놓인 미혼모들에게 제대로 된 지원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보호출산제가 아동의 부모를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최형숙 대표는 “보호출산 뒤 입양되거나 보호시설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를 찾고 싶을 때 부모에 대한 기록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없어 자신의 뿌리를 알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한다”고 말했다. 이예지 이주민센터 친구 변호사는 “이주 아동 역시 보호출산제로 인해 원가정에서 양육될 권리와 부모를 알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될 것”이라며 “이주 여성이 처한 열악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보호출산제가 도입된다면 이주 아동이 원가정에서 보호될 가능성은 더 쉽게 포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호출산제는 신원을 감추고 싶어하는 산모가 의료기관에서 익명으로 출산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보호출산제 도입을 위한 법안은 지난달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통과만 남겨두고 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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