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빙빙, 실종설→공백기 관련 입 열었다…"나를 가라앉힌 시간"[BIFF]

김보영 2023. 10. 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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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배우 판빙빙이 5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녹야’(감독 한슈아이)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중국을 대표하는 톱여배우 판빙빙이 지난 수년간 자신을 둘러싼 수많은 루머들과 이슈들을 뒤로 한 채 공백기를 보내며 느낀 심정과 변화들을 털어놨다.

영화 ‘녹야’(감독 한슈아이)의 기자회견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슈아이 감독을 비롯해 배우 판빙빙, 이주영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집행위원장 직무대행)가 모더레이터를 맡았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영화 ‘녹야’는 낯선 곳에서 쳇바퀴 같은 삶을 사는 ‘진샤’(판빙빙 분)가 자유로운 영혼의 ‘초록머리 여자’(이주영 분)를 만나 돌이킬 수 없는 밤으로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중국을 대표하는 톱스타 판빙빙과 한국 배우 이주영의 색다른 시너지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퀴어 소재의 로드 무비로도 알려졌다.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지난 2007년에 신설된 부문으로, 세계적인 거장들의 신작 또는 화제작을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녹야’는 데뷔작 ‘희미한 여름’으로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피프레시상을 수상한 한슈아이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이자, 올해 개최된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된 바 있다.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앞으로 선보일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판빙빙은 “부산영화제에 초대받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녹야’를 선택해주신 영화제에 감사하다. 제가 부산을 왔던 게 7~8년 전인데 시간이 지나 다시 방문하게 됐다”고 인사했다.

앞서 판빙빙은 지난 2018년 탈세 논란 후 돌연 두문불출하면서 실종설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약 4개월간 자취를 감추면서, 현지 및 각국의 언론이 그의 상태를 둘러싼 각종 추측성 보도를 전하기도. 망명설부터 고문설, 구금설, 사망설 등이 괴담처럼 온라인상에 퍼져 팬들의 걱정을 자아냈다. 그러다 같은 해 9월 그녀가 당국에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해 자택에서 칩거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중국 당국은 판빙빙에게 2억 4800만 위안(한화 약 480억 7976만 원)의 세금 탈세 혐의를 적용, 8억 8000만 위안(한화 약 1713억 원)의 벌금형을 부과했다. 판빙빙은 이후 실망한 팬들에게 사과 입장을 전했다. 지난해 7월에는 강하늘 주연 JTBC 드라마 ‘인사이더’에 카메오로 출연해 화제를 장식하기도 했다.

‘녹야’는 판빙빙이 일련의 사건들 이후 수년의 공백기 끝에 택한 작품이다. 판빙빙은 이에 대해 “연기자는 때로 시간을 가지고 자신을 침착하게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하다”며 “앞서 7,8편 정도 찍으면 몇 년 정도 휴식기가 필요하다. 그동안 새로운 스토리와 사람들을 만날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전날 주윤발님을 만났는데 느낌이 새로웠다. 1979년부터 영화를 시작하셨는데 그 분의 경력을 쭉 보면 1년에 8~9편을 찍다가 이후 1~2편 정도만 찍으면서 자신의 경험을 쌓아갈 시간이 있던 것 같다”는 일화와 함께 “인간의 생명 주기와 마찬가지로 삶의 기복은 누구나 있다. 그 기복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그 생활을 통해 삶의 콘텐츠를 더 쌓아갈 시간이 아닐까”라는 가치관을 털어놨다.

공백기를 어떻게 보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선 “저 역시 몇 년 간 저를 가라앉히고 침착히 작품을 고를 시간이 있었다”며 “다른 스토리를 생각하고 다른 인물을 만나 다른 느낌을 쌓아가는 것, 이를 통해 인생을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계속 추구하고 잘해야 할 일이 있는 건 분명하다”면서도 “저는 그동안 영화 많이 보고 영화인들과 교류도 많이 했다. 영화 수업도 들었다. 예전엔 시간 없어서 못한 일들을 실천하며 색다른 경험을 쌓았다. 제 인생을 좀 더 축적할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공백기 끝에 ‘녹야’를 택한 이유도 밝혔다. 판빙빙은 “‘녹야’라는 시나리오를 감독님이 보여줬을 때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설명을 들으면서 이주영과 제가 맡은 역할이 여성이 서로를 구제하는 역할이란 점에 이끌렸다”며 “몇 년간 제가 거친 개인적 사건과 이 영화의 스토리, 여기서 나온 역할이 매치가 된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두 명의 여자가 나오는 영화인데 이미지도 그렇고 기질적으로나 인생 경험에 있어서나 완전히 다른 두 여자가 나온다”며 “제가 맡은 시나리오 속 진샤란 여성은 조심스럽고 얌전한, 마음 속에 담겨진 스토리가 많은 여성이다. 어느날 초록 머리 여자의 녹색에 이끌리고 그 이후 며칠간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가 담긴 스토리가 매력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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