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2024년은 분초사회…호모 프롬프트 시대·돌봄 경제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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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소비시장은 고객의 시간을 둔 쟁탈전이 될 것입니다."
김 교수는 "지금의 경제 패러다임이 소유 경제에서 경험 경제로 이행하고 있다"며 "이전에 명품을 사는 것과 같이 돈이 굉장히 중요한 자원이었다면 요즘은 호텔에서 오마카세를 즐기고 이탈리아 남부를 여행하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는 것이 훨씬 중요해졌다. 이런 모든 것이 시간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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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내년도 소비시장은 고객의 시간을 둔 쟁탈전이 될 것입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4′를 출간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내년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분초 사회'(Don't Waste a Single Second)"라고 밝혔다. "시간이 돈만큼 혹은 돈보다 중요한 자원으로 변모한 지금 사회에 시간의 가성비가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지금의 경제 패러다임이 소유 경제에서 경험 경제로 이행하고 있다"며 "이전에 명품을 사는 것과 같이 돈이 굉장히 중요한 자원이었다면 요즘은 호텔에서 오마카세를 즐기고 이탈리아 남부를 여행하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는 것이 훨씬 중요해졌다. 이런 모든 것이 시간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내년을 표현하는 단어로는 용의 눈을 의미하는 ‘DRAGON EYES’를 선정했다. 올해로 16번째로 출간한 '트렌드 코리아'는 매년 그 해의 띠 동물이 들어가는 키워드를 정하고, 10가지 트렌드 키워드를 제시한다.
그는 "올해 7월까지만 해도 내년이 청룡의 해인만큼 '블루 드래곤'(Blue Dragon)을 키워드로 잡으려고 했다"며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일이 늘면서 마지막 단계에 인간의 개입이 필요한 '화룡점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내년 키워드를 '드래곤 아이즈'(Dragon Eyes)로 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요 키워드는 '육각형 인간'(Aspiring to Be a Hexagonal Human)이다. 외모, 학력, 자산, 직업, 집안 등 모든 것에서 하나도 빠짐이 없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자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강박적인 완벽함을 보여주는 트렌드다.
김 교수는 육각형 인간을 선호하는 지금의 사회 분위기를 "우리 사회의 계층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다"면서 "성장률이 높고 기회가 많았던 시기에는 노력하면 더 나은 직업, 더 많은 돈을 얻을 수 있으니 투자하고 매진하는 그런 성장서사가 가슴에 와닿았다"며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 고진감래의 과정을 (대중이) 별로 선호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결국 기술을 사용하는 건 우리기 떄문에 어떻게 살아남고 (AI를) 활용해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다. '호모 프롬프트'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호모 프롬프트'(Homo Promptus)는 김 교수와 그의 팀이 꼽은 내년의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 가운데 하나이자 신조어다. AI와 질문과 답변을 오가며 원하는 답변이 나올 때까지 설계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서 따와 AI를 능숙하게 부릴 줄 아는 인간을 '호모 프롬프트'로 지칭한 것이다.
AI의 중요성과 파급력이 커진 시대에서 AI의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의 기술이 마무리하는 '화룡점정'이다. 김 교수는 "인공지능이 민첩함은 있지만 원하는 결과의 80%까지만 만들어준다. 결국 고객에게 선보이는 완성품을 위해선 20%는 인간이 손봐주지 않으면 안된다"며 "이 때문에 이를 채워줄 인간적인 역량, 즉 아날로그의 역량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과 '도파밍'도 화두로 꼽혔다.
그는 "일물일가의 법칙이 사라졌고 가격이 굉장히 동적으로 변했다. 지금은 고객이 고를 수 있는 다양한 가격으로 물건이 제공된다"며 이와 동시에 "'도파민'을 유발하는 자극적이고 무모하고 기괴하기까지 한 행위가 많아졌고 이를 찾는 이들도 크게 늘었다. 이를 도파밍을 '파밍'한다고 보고 '도파밍'이라는 신조어를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내년 경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돌봄 경제'를 제시했다. "돌봄이란 건 그 사람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존엄을 돌보는 것이고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그 부모의 커리어를 돌보는 것"이라며 "돌봄은 앞으로 사회의 가장 중요한 축인 만큼 그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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