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때 대전서 희생된 20대 청년 '74년 만에 유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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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당시 낯선 곳으로 끌려간 뒤 무고하게 희생된 고(故) 김한홍씨의 유해가 74년 만에 고향 제주로 돌아왔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5일 고인의 고향인 제주시 조천읍 북촌포구 일원에서 4·3 희생자 봉환식을 거행했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행방불명 제주4·3희생자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역인 대전 골령골에서 발굴된 1천441구의 유해 중 1차 시범사업으로 유전자 감식을 한 70구 중 1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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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4·3 당시 낯선 곳으로 끌려간 뒤 무고하게 희생된 고(故) 김한홍씨의 유해가 74년 만에 고향 제주로 돌아왔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5일 고인의 고향인 제주시 조천읍 북촌포구 일원에서 4·3 희생자 봉환식을 거행했다.
봉환식에는 유족인 백여옥(며느리), 김준수(손자), 김효정(손녀)씨와 4·3 관련 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안타깝게도 김씨의 아들은 부친을 찾기 위해 2018년 채혈을 한 후 애타게 소식을 기다리다가 2020년 별세했다.
봉환식은 오영훈 제주지사의 봉환사, 추모시 낭독, 추모 공연, 헌화·분향 등으로 진행됐다.
북촌포구 부근 고인의 집터에서는 노제가 열렸다.
봉환식에 이어 제주4·3평화공원에서 신원 확인 보고회가 열렸고, 유해는 4·3평화공원 봉안관에 안치됐다.
오영훈 지사는 "부모님을 모시고 살던 평범한 북촌마을 청년은 74년간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그 가족들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른 채 수십 년을 피맺힌 한으로 살아왔다"며 "실종 13년이 지난 후에 어쩔 수 없이 사망 신고를 해야 했고 돌아가신 날을 몰라 생신날을 제삿날로 모셔야 했던 원통함은 감히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제주시 조천면 북촌리 출신의 김씨는 제주4·3 당시 토벌대와 무장대를 피해 마을에서 떨어진 밭에서 숨어지내다가 26살이던 1949년 1월 말 '군에 와서 자수하면 자유롭게 해주겠다'는 소문에 자수하고 주정공장수용소에 수용된 후 소식이 끊겼다고 유족들은 밝혔다.
수형인 명부에는 희생자가 1949년 7월 4일 징역 7년 형을 선고받고 대전형무소에서 복역한 사실이 등재돼 있다.
김씨의 유해는 대전 골령골에 묻혔다가 골령골 발굴 유해 4·3 희생자 유전자 감식 시범 사업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대전 골령골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 28일부터 7월 17일까지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와 대전·충남 지역에서 좌익으로 몰린 민간인들이 군과 경찰에 의해 집단 학살돼 묻힌 곳이다. 올해 현재까지 1천441구의 유해가 발굴됐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행방불명 제주4·3희생자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역인 대전 골령골에서 발굴된 1천441구의 유해 중 1차 시범사업으로 유전자 감식을 한 70구 중 1구다.
4·3 희생자 가운데 제주 외 다른 곳에서 처음으로 유해가 발굴된 것은 김씨가 처음이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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