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성의 ‘한국이 싫어서’, 나의 행복을 찾는 공감과 위로의 여정[M+BIFF리뷰]
고아성이 그려낸 담담하고도 차분한 청춘들의 현실
‘한국이 싫어서’ 고아성이 행복을 찾아 떠나는 위로와 공감의 여정을 현실적으로 담아냈다.
영화 ‘한국이 싫어서’(감독 장건재)는 20대 후반의 ‘계나(고아성 분)’가 모든 걸 뒤로하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장강명 작가의 동명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했으며, ‘잠 못 드는 밤’, ‘한여름의 판타지아’ 등으로 섬세한 연출을 보여준 장건재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배우 고아성, 주종혁, 김우겸 등이 출연한다.
무엇보다 ‘한국이 싫어서’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장건재 감독은 “2016년도에 아시아프로젝트마켓에서 처음 선을 보였다. 그때만 해도 마켓에서 이 소설을 왜 영화화하고 싶나. 어떤 식으로 각색하고, 영화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라며 “준비 과정에서 이야기에 대한 에센스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긴 했었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해외 촬영이 있는 작업이다 보니까 2-3년 정도 해외로 나갈 수 없는 상황도 있었고, 소설에서의 무대는 호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뉴질랜드로 배경을 바꿨고, 계획의 변경이 있었던 작업이다”라고 오랜 시간 걸려 선보인 작품임을 공개했다.
또한 ‘한국이 싫어서’의 관전 포인트는 “다양한 사람들이 나오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아마도 그들이 젊은 친구들이고 미래에 대한 많은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라며 “많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다룰 때 어떤 생략되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 그들이 처한 현실의 문제들이다. 극단적으로 보면 죽음을 선택하는 친구도 있고, 해외로 가는 것을 선택하는 친구도 있고 다양한 것 같다. 그리고 그 다양한 고민들이 가감없이 드러나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공감을 사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매 작품마다 고아성은 섬세한 캐릭터 분석을 통해 각 인물들을 자신만의 색으로 소화, 탄탄한 연기로 더욱 매력적인 캐릭터를 탄생시켜왔다. 그는 모험을 통해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이번 영화에서 또 한번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현실적이면서도 지극히 있을 법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고아성은 어디선가 본 듯한, 주위에 있을 법한 ‘계나’를 리얼하고 생생하게 표현했다. 오프닝부터 직장인의 ‘계나’의 모습이 현실적으로 담긴다. 직장인이라면 모두 공감할 ‘통근’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을 찡하게 만들었다.
인천에서 강남, 2시간을 대중교통에서 보낸다. 더불어 차를 눈 앞에서 놓치기라도 한다면 뛰어서라도 잡는다. 고아성은 그런 통근의 삶에 지친 ‘계나’의 현실을 퍼석한 표정으로, 피곤한 몸짓으로 리얼하게 담아냈다.
착하고 다정하면서도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자친구도 있고, 번듯한 직장도 있지만 계나의 행복은 커보이지 않는다. 당당한 성격, 똑부러지는 모습을 보이지만, 자신이 처한 열악한 현실의 벽에 지쳐보이는 계나의 모습, 고아성은 이런 계나의 모습을 담담하고 차분하게 차근차근 표현했다. 그런 삶에 지친 계나의 선택은 뉴질랜드행이다.
남자친구와 이별을 택한 뒤 떠난 뉴질랜드에서는 계나의 변화와 행복을 차근차근 엿볼 수 있다. 고아성은 그런 계나의 변화를 비주얼부터 성격, 행복을 찾아가는 자신의 여정 속 자신감의 변화 등으로도 다채롭고 그라데이션적으로 그려냈다. 계나의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 관객들은 어쩌면 자신들의 한 면들을 마주할 수도 있다.
계나의 주변 인물들의 고민과 각자만의 행복 등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다. 그들의 고민과 행복 등에서 역시 공감을 느낄 수 있다. 그들이 처한 현실이 곧 우리의 상황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계나와 함께 주변인물들의 여정을 차근차근 밟아가다 보면 그들만의 공기와 정서를 이해하게 되고, 더욱 섬세한 공감을 느낄 수 있다.
‘한국이 싫어서’에는 추위를 타는 펭귄이 비유적으로 등장한다. 추위를 타는 펭귄이 자신에게 맞는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듯, ‘한국이 싫어서’는 어쩌면 자신만의 행복을 찾고, 더 행복해지기 위한 공감과 위로의 여정을 떠나기 위한 발받침이 되는 시작일지도 모른다.
[이남경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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