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따거' 주윤발, 데뷔 50년 차 인생 2막 "어떤 역할이든 도전" [28th BIFF 종합]

[부산=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영원한 우리의 따거, 홍콩 배우 주윤발이 인생 2막에 대해 이야기했다.

5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KNN타워 KNN 시어터에서 진행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기자회견에서는 수상자인 주윤발과 남동철 집행위원장 대행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인 주윤발은 홍콩 영화의 최전성기를 이끌고 ‘홍콩 누아르’를 세계적인 장르로 만든 주역이다. 액션영화뿐 아니라 멜로드라마, 코미디, 사극 등 한계 없는 연기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아시아 최고의 인기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주윤발은 지난 1976년 데뷔 이후 현재까지 약 1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였으며, 대표작으로는 ‘영웅본색’(1986), ‘가을날의 동화’(1987), ‘우견아랑’(1988), ‘첩혈쌍웅’(1989), ‘정전자’(1989), ‘종횡사해’(1991), ‘와호장룡’(2000), ‘황후화’(2006), ‘양자탄비’(2010), ‘무쌍’(2018), ‘원 모어 찬스’(2023) 등이 있다.

이날 남동철 집행위원장 대행은 “주윤발 배우에 대해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나.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 주윤발 배우에게 이 상을 드리게 돼서 너무나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주윤발을 소개했다.

주윤발은 먼저 인사말로 “중국에는 ‘인생은 두 번의 갑자가 있다’는 말이 있다. 제가 두번째 갑자에 들어갔는데 그걸로 치면 올해 7살이다. 오늘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윤발은 수상소감으로 “우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데뷔 50년 만에 이런 상을 받게 돼 신나고, 한국의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또한 주윤발은 부산 방문 소감으로 “우선 부산은 굉장히 아름답다. 이틀 연속 아침에 런닝을 나갔는데 사람들이 반갑게 인사해주더라. 음식도 맛있다. 이따가 낙지 먹으러 간다”면서 “오늘 아침에 동백대에 가서 사진을 찍었다. 하늘이 굉장히 예쁘더라”고 말하며 부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키며 오랜 시간 전 세계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주윤발, 그가 가장 애정하는 작품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주윤발은 “작품마다 애정이 다르다. ‘영웅본색’은 방송을 하다가 처음 한 영화여서 임팩트가 조금 더 크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다. 영화는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긴 이야기를 하기가 쉽지 않다. 영화의 힘은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 대표작으로 ‘영웅본색’과 ‘와호장룡’, ‘첩혈쌍웅’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주윤발은 한국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한국 분들이 저를 왜 좋아하시는지 궁금하다. 제가 한국 사람이랑 닮아서 그런 거냐”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주윤발은 “저는 ‘현재에 살아라’라는 말을 좋아한다. 매순간 앞에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주윤발은 한국 영화에 대해 “지역마다 운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영화계 인사들이 할리우드에 진출할 수 있다는게 기쁘다. 한 지역의 한 업계가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돼 있을 때 다른 지역이 끌고 나갈 수 있다는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영화가 지금처럼 크게 부상할 수 있어서 저도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윤발은 한국 영화의 경쟁력에 대해 “창작의 자유도가 높은 점을 저는 높이 산다. 가끔 ‘이런 것도 만들 수 있다고?’라고 놀란다”고 말했다.

주윤발은 OTT로 인해 위기에 내몰린 영화 업계에 대해 “사실 과거 코로나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옛날 영화를 봤다고 하더라. 한국 영화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 업계가 직면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입맛을 자극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주윤발은 현재 홍콩 영화계 상황에 대해 “지금 중국으로부터 검열이 굉장히 많다. 아무래도 영화 같은 것들이 여러 부서들을 거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지금은 검열이 너무 많다. 지금 홍콩 감독들이 영화를 만들기 힘들다. 홍콩의 정신이 살아있는 영화를 만드는게 우리의 목표다. 1997년 이후에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우리 정부가 하는 지침을 따라야 했다. 그게 중요하다 보니까 어려움이 있었다. 투자 받는 것도 어렵다. 어떤 해결책을 찾고 어떻게 영화를 만들수 있을지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윤발은 “제가 1973년에 배우 훈련반에 들어갔는데 당시 수업이 1년제였다. 그때 그 수업과 방송이 없었다면 저를 사람들에게 알릴 기회가 없었다. 방송 덕분에 저도 영화에 진출할 수 있었다”고 했다.

주윤발은 “저는 영화를 사랑합니다만 아내는 제가 얼마나 받게 되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주윤발은 인생의 중요한 변곡점에 대해 “제가 지금 마라톤을 한다. 지금의 저는 영화인이 아니라 마라토너라고 할 수 있다. 저의 첫번째 인생이 영화라면 두번째 인생은 마라톤에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인생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올해로 데뷔한지 50년이 된 주윤발은 앞으로도 배우로서 활발히 활동하기를 소망하고 있다. 이에 주윤발은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감독님이 기회를 주시면 어떤 역할이든 도전할 마음이 있다”고 했다. 주윤발은 “여러분과 저는 대등한 일반인이다. 여러분들이 특별한 시선을 가지고 저를 볼 수도 있지만, 저는 지극히 보통의 일반인에 불과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부산=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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