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격 능력 핵심’ 토마호크 도입 1년 앞당겨…장사정 미사일 확보도 ‘속도’
‘블록4’ 200기 2025년도에 선도입
일본 정부가 ‘반격 능력’의 신속한 확보를 위해 미국산 토마호크 미사일 도입을 2025년까지 1년 앞당기기로 했다. 자국산 장사정 미사일 도입 시기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도통신 등은 5일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이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미국산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도입 계획을 1년 앞당기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일본 정부는 2026 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부터 미국으로부터 토마호크 미사일 400기를 구입할 계획이었으나, 도입 시기를 2025 회계연도로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당초 2026회계연도부터 사거리가 약 1600㎞인 최신형 토마호크 ‘블록5’를 들여올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이전 모델인 ‘블록4’ 200기를 2025회계연도에 먼저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록4와 블록5는 탄두 중량과 사거리가 거의 같다. 블록4의 통신 성능과 순항 속도가 약간 뒤떨어진다는 견해도 있지만, 조기에 배치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일본 정부의 판단이 작용했다. 블록 4는 이미 미군에 많이 배치돼 있어 확보가 쉽기 때문이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각의(국무회의)에서 반격 능력 보유를 포함해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결정한 바 있다. 토마호크 도입은 반격 능력 구축에 있어 핵심 요소로 평가되며, 도입 시기를 앞당긴 것은 이같은 능력의 조기 확보를 바라는 일본 정부의 바람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하라 방위상은 “엄중해지는 안보 환경을 고려해 (도입을) 앞당겨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일본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를 추진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하라 방위상은 이날 2026 회계연도로 예상되는 일본산 장사정 미사일 도입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반격 능력 확보에 있어 보다 근본적인 과제에도 힘을 실은 것이다. 일본은 토마호크를 자국산 장사정 미사일이 양산될 때까지의 시간적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선택지로 보고 있다.
반격 능력 확보에 속도를 붙이는 일본을 두고 일각에선 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을 행사키로 한 기존 ‘전수방위’ 기조를 깨뜨리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일본의 방위력 강화 방침을 지지하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스틴 장관이 기하라 방위상과의 회담에서 반격 능력 확보를 포함한 일본의 방위력 강화와 방위비 지출 증액 결정에 대한 지지를 재차 표명했다고 밝혔다.
라이더 대변인은 두 장관들이 이날 회담에서 양국의 전략적 연계와 방어 태세 최적화, 통합된 억지력 강화, 역할과 임무의 현대화 등 공유 중인 동맹의 목표들을 재확인했다고도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자위대 통합사령부 창설 이후 구체적인 협력 방법, 정보 수집과 경계 감시 능력 향상 등도 회의에서 논의됐다고 전했다. 반격 능력의 실제적인 운용을 위해 양국의 임무에 대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분석된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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