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124%' 아르헨, 극우 후보 돌풍…"폐소화 폐기·여성부 폐지"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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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톱! 전기톱!" 소리치는 지지자들의 물결 사이로 하늘에서 전기톱을 휘두르는 인물이 무대로 올라선다.
그의 지지자들은 "¡¡Qué se vayan todos!!(모두 나가라!!)"고 외치며 아르헨티나 현대 정치사를 지배한 '페론주의'와 '마크리스모'로 양분된 스펙트럼 정치에 신물을 표현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유권자 3530만 명 중 25% 이상이 30세 미만인 만큼 젊은 층의 지지가 밀레이 후보의 득세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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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전기톱! 전기톱!" 소리치는 지지자들의 물결 사이로 하늘에서 전기톱을 휘두르는 인물이 무대로 올라선다. 그가 무대에 오르자 전기톱을 연호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진다. 레슬링쇼가 아닌 아르헨티나에서 돌풍을 일으킨 대통령 선거 후보, 하비에르 밀레이(52)의 얘기다.
4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경제학자이자 전직 정치평론가인 밀레이 후보는 이달 22일 대선 본선을 앞두고 예비 선거에서 여당인 페론당 소속의 경제장관인 세르히오 마사, 우파 야당 연합인 파트리시아 불리치 전 안전장관을 모두 꺾으며 1위로 올라섰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밀레이 후보는 초선 의원으로 소수 극우 정당 출신이다. 그의 지지자들은 "¡¡Qué se vayan todos!!(모두 나가라!!)"고 외치며 아르헨티나 현대 정치사를 지배한 '페론주의'와 '마크리스모'로 양분된 스펙트럼 정치에 신물을 표현하고 있다.
그는 기후변화는 거짓이며, 낙태를 반대하고, 아르헨티나 페소를 미국 달러로 대체할 것을 주장하는 극단주의자다. 또 인간의 장기를 시장에 판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여성부를 없앨 것을 주장하고 있다.
외신들은 밀레이 후보가 지난 수십 년간 이어진 정치에서 염증을 느낀 젊은 층의 큰 지지를 얻고 있다고 봤다. 아르헨티나 유권자 3530만 명 중 25% 이상이 30세 미만인 만큼 젊은 층의 지지가 밀레이 후보의 득세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18년부터 6년간 이어진 경제 위기로 살인적인 물가 상승을 겪고 있다. 9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24%로, 199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는 1950년대 이후 29번이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세를 지는 등 꾸준히 금융 위기를 겪어왔다.
특히 지난 2018년 외환 위기로 페소의 달러 대비 가치는 절반으로 떨어졌고, IMF로부터 570억 달러(약 76조700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구제금융을 받았다. 당시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정부 보조금을 삭감하고, 세금을 인상하는 등 긴축 재정을 펼치기로 했지만, 정작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 정책으로 돌아서며 경제는 다시 무너졌다.
연구 컨설팅 회사 쓰리포인트제로의 쉴라 바이커 이사는 "밀레이의 지지자들은 젊은 우파가 아닌 삶의 계획을 세우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좌절감을 느끼는 젊은이들"이라고 설명했다.
여론조사기관 오피나이아의 여론조사원 발렌틴 나벨은 "밀레이의 담론은 코로나19 이후 국가에 대한 자율성, 개인주의에 초점을 맞춰 젊은이들에게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택시 운전사로 일하는 에두아르도 무르치오는 로이터통신에 "나는 밀레이가 상황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에게 투표할 것"이라며 "나는 같은 얼굴, 같은 주지사들에 지쳤다"고 말했다.
22세의 오거스틴 발레티도 AFP통신에 "우리는 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국가가 수년에 걸쳐 악화되는 것을 봤다"며 "모든 것은 이미 망가졌다. 밀레이는 아무것도 망가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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