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난 ‘포스트 매카시’ … “누가 돼도 극한대립”

김남석 기자 2023. 10. 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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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내 소수 강경파 반란으로 케빈 매카시(58) 하원의장이 해임되면서 공석이 된 차기 의장 자리에 하원 공화당 서열 2위 스티브 스컬리스(58) 원내대표와 짐 조던(59) 법사위원장 등이 4일 출사표를 던졌다.

의회 수장 공백을 메울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냈지만 사상 초유의 의장 해임 사태를 가능케 한 해임결의안 제도 개선 요구와 당내 온건·강경파 극한 대립, 민주·공화 갈등 등이 불거지면서 한동안 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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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하원의장 축출 후폭풍
공화 서열 2위 원내대표 이어
법사위원장도 잇따라 출사표
강경파로 중도파 지지 관건 속
해임결의안 제도 개선 요구 커
민주·공화당 충돌은 계속될 듯
미국 하원의장 출마를 선언한 짐 조던(왼쪽 사진) 하원 법사위원장과 스티브 스컬리스(가운데)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4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 들어서고 있다. 오른쪽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올린 합성 사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힌 빨간 모자를 쓰고 하원의장의 상징인 의사봉을 손에 들고 있다. AFP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트루스소셜 캡처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미국 공화당 내 소수 강경파 반란으로 케빈 매카시(58) 하원의장이 해임되면서 공석이 된 차기 의장 자리에 하원 공화당 서열 2위 스티브 스컬리스(58) 원내대표와 짐 조던(59) 법사위원장 등이 4일 출사표를 던졌다. 의회 수장 공백을 메울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냈지만 사상 초유의 의장 해임 사태를 가능케 한 해임결의안 제도 개선 요구와 당내 온건·강경파 극한 대립, 민주·공화 갈등 등이 불거지면서 한동안 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CNN·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조던 위원장은 이날 후임 의장 도전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의에 “그렇다”고 밝혀 당내에서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화했다. 스컬리스 원내대표도 동료들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을 다시 올바른 길에 되돌려 놓기 위해 함께 같은 방향으로 갈 필요가 있다”며 의장직 도전 의사를 밝혔다. 공화당 연구위원회 위원장인 케빈 헤른(62) 의원도 출마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원 공화당 서열 3위 톰 에머(62) 원내총무는 이날 스컬리스 원내대표 지지를 밝히며 의장 대신 원내대표 출마를 택했다. 일부 의원에 의해 의장 후보로 제안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내 초점은 대선 캠페인에 전적으로 맞춰져 있다”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

매카시 전 의장 해임 하루 만에 경선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이 등장했지만 사태 수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폭넓은 지지를 받는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2017년 총격 테러를 당한 데다 최근 혈액암 진단을 받아 투병 중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조던 위원장은 이번 반란을 주도한 프리덤코커스 초대 의장으로 강경파 이미지가 강하다. 두 사람 모두 매카시 전 의장에 비해 보수 색채가 강해 당내 다수인 중도파의 지지를 얻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번 반란으로 당내 갈등의 골이 깊어진 점도 문제다. 온건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매카시 전 의장 해임을 주도한 맷 게이츠 의원 퇴출 목소리와 함께 의장 해임안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카를로스 히메네스 의원은 “해임안 제도를 개혁하겠다는 약속 전까지는 누구도 후보로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화당이 원내 과반을 불과 4석 웃도는 상황에서 의장 선출을 위한 218표를 얻기 위해서는 강경파 지지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누가 의장에 선출돼도 강경파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매카시 전 의장 해임 과정에서 진영논리에 따라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에 대한 불만이 커진 점도 향후 주요 법안 처리 등에서 충돌을 예고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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