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화장실 문은 없고 '천 쪼가리'만 '달랑'… 충남지식산업센터 왜

박하늘 기자 2023. 10. 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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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아산 KTX역세권 R&D집적지구의 1호 사업인 충남지식산업센터의 여자화장실이 출입문 없이 입구에 발 형태의 천 조각만 설치돼있어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건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무사항인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배리어프리·이하 BF 인증) 기준을 충족하려 화장실을 문 없이 설계한 것인데 BF 예비인증은 받았지만 역으로 여성 이용자의 불편을 야기한 셈이 됐다.

충남도는 화장실 문을 설치하지 않은 것은 BF 인증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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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화장실 붙어 있지만 문 없이 천 조각으로…충남도,"BF 인증 때문"
성인지감수성 부족 설계 지적…불편은 입주기업이 떠안아
충남지식산업센터에서 한 여성 방문객이 여자화장실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박하늘 기자

[천안]천안아산 KTX역세권 R&D집적지구의 1호 사업인 충남지식산업센터의 여자화장실이 출입문 없이 입구에 발 형태의 천 조각만 설치돼있어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건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무사항인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배리어프리·이하 BF 인증) 기준을 충족하려 화장실을 문 없이 설계한 것인데 BF 예비인증은 받았지만 역으로 여성 이용자의 불편을 야기한 셈이 됐다. 화장실에 문을 설치하면 BF 인증이 취소되는 탓에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27일 대전일보가 충남지식산업센터를 방문해 확인한 결과 전층 화장실이 여닫이문 대신 천 재질의 발이 입구의 반을 가리고 있었다. 화장실 입구 약 2m 앞에는 벽이 있어 화장실 안쪽을 볼 수 없었다. 벽을 지나면 바로 세면대와 변기들이 설치돼 있었다. 여자화장실과 남자화장실 간격은 약 40㎝에 불과했다. 여자화장실의 세면대 물소리가 남자화장실까지 들릴 정도로 가까웠다. 장애인 여자·남자 화장실은 4m 거리를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어 문이 열리면 속을 다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센터의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입주할 때부터 이미 화장실 얘기는 직원들 사이에서 나왔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를 처음 방문한 한 여성 내방객도 "최신 건물에 화장실 문이 없는 게 황당하다"며 "몰카 범죄도 많은데 지어질 때 여성에 대한 배려가 없던 것 같다"고 했다.

충남도 등에 따르면 충남지식산업센터는 천안아산 R&D지구 1호 사업으로 미래산업 분야 유망기업에 입주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건립됐다. 천안시 불당동 650-3번지 일원 4510㎡ 부지에 322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6층, 연면적 1만 2471㎡ 규모로 지었다. 지난 2021년 3월 착공, 올해 3월 준공했다. 시행은 충남도가 맡았다. 현재 입주율은 약 60%다.

충남도는 화장실 문을 설치하지 않은 것은 BF 인증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장애인등편의법 등에 따라 국가나 지자체, 공공기관이 신·증축하는 공공건물은 BF인증이 의무이며 장애인 고용의무가 있는 사업주가 운영하는 공장시설도 인증 대상이다. 센터는 2020년 7월 공장시설로 BF예비인증을 획득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BF인증에 맞춰 설계를 하다 보니 문을 설치하지 못했다"며 "휠체어 진출입을 위해선 날개벽 60㎝가 필요한데 지금 상태에서는 불가능하다. BF 재인증 받기 위해선 문을 달지 못한다"고 말했다.

취재결과 최초 설계단계에 BF 인증이 고려되지 않다가 중도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의 설계용역을 맡은 담당 건축사는 "허가단계에서 BF인증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지적 받아 설계를 변경한 것"이라며 "센터는 장애인 고용의무가 있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는데 장애인고용의무가 있는 사업주가 운영할 수 있다고 나오면서 변경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문구 해석을 달리하며 생긴 오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센터는 충남도가 시행한 공공건물이기에 설계 단계부터 BF인증이 고려됐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이용 불편은 입주기업 직원들이 떠안게 됐다.

한편, 센터 1층의 근린생활시설 4개 호실은 바닥공사가 마무리 안된 채 공실로 남아 있었다. 바닥마감과 벽체 공사를 위해 7600여 만원의 예산을 올렸지만 지난 5월 충남도의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센터는 올해 근린시설 입차인 모집을 2번 진행했으나 모두 유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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