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안해지는 채권시장… 비우량 회사채 금리 11%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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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지난 4일 채권시장은 일주일 동안 휴장한 추석 연휴 기간 미국 국채 금리 변동분을 한 번에 소화하며 급등했다.
글로벌 요인으로 국고채 금리가 오르는 한편, 은행채 발행도 느는 추세라 채권시장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은행권의 고금리 수신 경쟁이 채권시장 수요를 흡수하면서 회사채 시장이 악화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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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1년물外 연중 최고 금리
은행채 한도 폐지에 시장 긴장↑
글로벌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금융당국이 과도한 수신 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 한도를 폐지하자 회사채 시장은 연일 긴장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여 자금 조달이 시급한 기업들은 경계의 끈을 늦추지 못할 전망이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신용등급 BBB-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전날보다 20.8bp(1bp=0.01%포인트) 오른 11.281%를 기록했다. 비우량 등급인 BBB-급 회사채 금리가 11%대를 넘어선 것은 레고랜드 사태 여파가 이어진 올해 1월 초 이후 처음이다. 우량 등급에 해당하는 AA-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도 4.871%까지 올랐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영향으로 국고채, 공사채 금리가 오르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회사채 금리가 덩달아 높아지는 모양새다.
지난 4일 채권시장은 일주일 동안 휴장한 추석 연휴 기간 미국 국채 금리 변동분을 한 번에 소화하며 급등했다. 국고채는 1년물을 제외한 모든 종류가 연중 최고 금리를 경신했고,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32.1bp 오른 4.351%로 지난해 10월 25일 이후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자금 블랙홀로 불리는 한전채 금리도 전일 대비 21.2bp 상승하며 4.628%까지 올랐고, 산금채 금리 역시 4.104%를 나타냈다.
채권시장은 당분간 미국 국채발 금리 고공 행진이 지속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유지하겠다는 기조를 꺾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물가 상승률이 7∼8월 3%대로 내렸지만, 앞으로 방향성이 불투명한 데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다만 4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민간 고용 둔화 소식에 전일 대비 6bp가량 떨어진 4.74%에 거래됐다.
글로벌 요인으로 국고채 금리가 오르는 한편, 은행채 발행도 느는 추세라 채권시장을 어둡게 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 순 발행액은 4조6800억 원으로 전월(3조7794억 원)보다 발행 규모가 늘었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던 지난해 말 고금리에 특판된 예·적금 100조 원의 만기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자금 수요를 맞추기 위해 만기 도래분에 대해 차환을 발행하고 추가 발행도 할 예정이다. 한국전력공사도 올해 영업손실이 9조 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한전채 발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채권시장 불안을 막기 위해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을 풀었다. 은행권의 고금리 수신 경쟁이 채권시장 수요를 흡수하면서 회사채 시장이 악화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그럼에도 시장은 회사채의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등으로 기업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 채권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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