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압수한 이란 무기 우크라에 지원···‘무기 부족’ 숨통 트일까

선명수 기자 2023. 10. 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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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중부사령부는 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예멘 해상에서 압수한 이란제 탄약 110만발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예멘 해상에서 압수한 이란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 시작했다. 전쟁 장기화로 우크라이나는 물론 서방 동맹국의 무기 비축량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압수 무기를 활용할 방침을 세운 것이다.

4일(현지시간) 미군 중부사령부는 미국 정부가 약 110만발의 7.62㎜ 탄약을 지난 2일 우크라이나군에 양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예멘의 후티 반군에게 이전하려던 탄약을 미군이 밀수 선박에서 압수한 것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2216호에 따라 탄약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안보리 결의 2216호를 통해 2014년부터 예멘 반군에게 무기를 공급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나, 이란은 어선을 가장한 선박 등을 이용해 후티 반군에 무기를 공급해 왔다. 그간 미군은 의심스러운 선박을 나포하고 압수한 무기를 파괴하거나 보관해 왔지만, 앞으로는 이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7월 IRGC에 대한 민사 몰수 소송을 거쳐 미국 정부가 이 탄약의 소유권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수개월간 중동지역 미 중부사령부 시설에 보관 중이던 압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합법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는 전쟁이 2년째 계속되면서 서방의 군수품 재고와 무기 생산 능력이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발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재정 지원이 난관에 봉착한 상황에서 나왔다.

CNN은 미 관리들을 인용해 이번 탄약 이전을 시작으로 미국 정부가 압수한 수천개의 다른 무기도 우크라이나에 보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 7월 IRGC를 상대로 한 몰수 소송을 통해 소총 9000정과 기관총 284정, 로켓 발사장비 194대, 대전차 유도 미사일 70기, 탄약 70만발 등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신안보센터 선임연구원인 조나단 로스는 “이 방법이 우크라이나군의 모든 수요를 충족할 수는 없겠지만 중요한 지원이 될 것”이라며 “이는 또한 사실상 방위 파트너십을 맺어온 이란과 러시아의 관계에도 압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는 이란제 드론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을 가해 왔다. 러시아는 미사일과 방공 시스템 등 무기 생산에도 이란과 협력하고 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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