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 외면'한 지상파 3사, KBS 맹비난 받는 까닭 [ST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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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높이뛰기의 간판' 우상혁이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타 방송사의 경우, 워낙에 축구에 대한 인기가 높아 광고 등의 이유로 축구 중계를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하더라도, KBS는 1TV와 2TV 두 채널을 보유하고 있기에 높이뛰기 중계를 외면한 처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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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한국 높이뛰기의 간판' 우상혁이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하지만 정작 응원하던 많은 국민들은 그 순간을 온전히 볼 수조차 없었다. 높이뛰기를 중계하던 모든 방송사들이 일제히 축구 중계로 돌아선 탓이다.
우상혁은 4일 저녁 8시(한국시각)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3로 2위를 기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라이벌' 바르심은 2m35를 넘으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하지만 정작 우상혁의 경기를 온전히 생중계한 방송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밤 9시부터 남자 축구 4강 우즈베키스탄전이 시작되며 모든 중계사들이 축구로 중계를 전환한 탓이다.
KBS2는 킥오프 한참 전인 8시 42분경 중계를 축구로 전환해 KBS 해설진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이어 8시 48분께 SBS와 MBC도 축구로 돌아섰다.
갑작스레 우상혁의 경기 중계가 모두 사라지며 누리꾼들의 분노가 폭주했다.
특히나 KBS에 대한 비난이 거셌다. 타 방송사의 경우, 워낙에 축구에 대한 인기가 높아 광고 등의 이유로 축구 중계를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하더라도, KBS는 1TV와 2TV 두 채널을 보유하고 있기에 높이뛰기 중계를 외면한 처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실제 이날 KBS2는 축구 중계를, KBS1은 일일드라마 '우당탕탕 패밀리', KBS 뉴스9 등의 정규 방송을 이어갔다. 아시안게임 개막 이후 KBS1이 KBS2와 함께 아시안게임 병행 중계를 해왔던 터라 누리꾼들의 불만은 더 컸다. KBS는 높이뛰기 경기가 모두 끝난 후, 밤 10시께부터 KBS1에서 경기를 지연중계했다.
더군다나 KBS는 명색이 공영방송이다. 스스로 '가장 많은 종목'을 중계하고, '비인기 종목'도 보여준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정작 기초종목으로 무려 48개의 금메달이 걸린 '육상'은 대놓고 홀대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전날인 3일에도 KBS는 37년 만에 메달을 수확한 육상 남자 4×100m 계주 결승을 중계하지 않아 비난을 샀다.
이때 KBS2에서는 여자농구 4강 한일전을, KBS1은 스포츠 클라이밍 남녀 스피드 종목을 중계했다. 클라이밍 스피드 중계가 잘못됐다는 것이 결코 아니다. 한국 선수가 이미 일찌감치 탈락한 상황에서 KBS는 다른 나라의 스피드 경기는 결승전까지 모두 중계하면서, 한국 선수의 메달 가능성이 있는 계주 결승은 중계 자체를 외면했다. 심지어 KBS는 3일 아시안게임 하이라이트 방송 때도 계주 결승을 내보내지 않았다.
그나마 우상혁의 경기는 뜻밖에 TV조선이 집중 조명을 받았다. TV조선은 축구를 중계하던 중, 우상혁과 바르심이 점프를 시도할 때마다 화면 하단에 높이뛰기 중계를 작게 실었다. TV조선이 미니 중계해준다는 말이 돌면서 이후 다른 몇몇 방송사도 미니 중계를 덧댔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육상의 유일한 금메달 후보로 꼽혀왔다. 그럼에도 그의 경기를 단독 중계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씁쓸함이 짙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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