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하게' 수호 "소집해제 후 첫 작품, 부담감 컸죠" [HI★인터뷰]
극중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열연
"모범생 이미지 탈피하고픈 욕심 있었죠"
그룹 엑소로 일찍 이름을 알린 수호는 어느덧 연기자의 길을 탄탄하게 걷고 있는 배우기도 하다. 매 작품마다 캐릭터에 대한 분석을 게을리하지 않는 습관이 지금의 배우 수호를 만들었다.
지난 4일 수호는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본지와 만나 JTBC '힙하게'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힙하게'는 범죄 없는 청정 농촌 마을 무진에서 우연히 생긴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동물과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게 된 성실한 수의사 봉예분(한지민)과 서울 광수대 복귀를 위해 그녀의 능력이 필요한 엘리트 형사 문장열(이민기)이 펼치는 코믹 수사 활극이다.
이날 수호는 종영 소감으로 "최근 다같이 회식을 하면서 드라마 마무리를 잘했다. 저는 열심히 했을 뿐이고 선배님과 감독님, 스태프들이 잘해주셔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겸손한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힙하게'는 수호의 소집해제 후 첫 작품이다. 이를 두고 "부담도 되고 걱정도 됐는데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무사히 잘 마쳐서 행복하다. 평생 기억에 남을 필모그래피가 됐다"고 뿌듯함을 전했다. 이어 "입대하기 전 단편 영화 '선물'을 제외하고 4년 만에 드라마를 하게 됐다. 욕심이 많이 컸다. 그 욕심 때문에 조금 더 연기할 때 오버를 하거나 스스로의 기대에 못 미칠까 하는 불안감도 있었다. 특히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는 것이 오랜만이라서 그 자체로 부담이 됐다"고 토로했다.
'힙하게'를 통해서 많은 이들이 가수가 아닌 배우 수호를 알게 됐다는 점 역시 그에게는 값진 결과물이다. 작품을 들어가기 전 연예계 동료들로부터 김석윤 감독에 대한 미담을 들으면서 수호는 자신감을 가졌다. 그는 "감독님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감독님이 너무 좋으신 분이라서 함께 하게 됐을 때 가수, 배우 선배님들이 다 부러워했다"면서 "감독님은 제겐 은인이다. 소집해제 후 캐스팅이 된 것이 너무 감사했다. 저를 많이 믿어주셨다. 현장에서도 배우로서 힘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촬영 전 김 감독은 수호에게 '잘생겨서 캐스팅했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수호의 반듯한 이미지서 포착한 서늘함이 캐스팅의 비하인드다. 수호는 김 감독의 전작을 언급하면서 "제게 '나의 해방일지'는 힐링이 됐던 작품이다. 감독님의 작품들 속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멜랑꼴리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저도 연기할 때 촬영장에서 예능, 다큐 찍듯 편하게 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 수호는 유력한 연쇄살인범 용의자로 소화하기 어려운 연기를 펼쳤다. "한지민 선배님이 자기만 범인을 알고 있었다고 했는데 저도 알고 있었어요. 단체 리딩하는 날까진 몰랐어요. 감독님이 지금 말할 수 없지만 모든 장면을 범인처럼 준비하라고 했었죠. 제 첫 촬영 전 감독님에게 범인을 알아야 정확하게 연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고 촬영 전 듣게 됐습니다."
수호의 말을 빌리자면 이번 캐릭터는 '시청자들과 밀당을 해야 하는 역할'이다. 감독과 꾸준한 소통으로 극 내내 의뭉스러움과 평범함을 오가는 호연을 선보여야 했다. 이는 마치 마피아 게임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수호는 "평소 멤버들과 마피아 게임을 많이 한다. 게임에 목숨을 걸고 하지 않는데 멤버들은 열정적으로 한다. 저는 즐기면서 한다. 연기를 떠나서 제가 하는 일에 있어서 열정적으로,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극에서 김선우는 박종배로 인해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캐릭터의 죽음이 아쉽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수호는 "배우로서는 배역이 죽게 되면 여운이 남아서 더 좋을 수 있다고 하더라. 저 역시 극중 죽게 되는 것까진 몰랐기 때문에 마지막에 같이 수사를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면서 "액션 신에 대한 욕심이 있었는데 (실제로 경험하니)어려웠다. 어렸을 때부터 느와르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간접 경험을 했다"고 만족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현장의 좋은 선배들도 수호에게 힘이 됐다. 먼저 한지민을 언급한 수호는 "제 10대 때부터 봤던 선배님인데 현장에서는 친한 누나같다. 편하게 해 주셨고 먼저 다가와주셨다. 그동안 제 나이 또래 작품을 많이 했다. 상대 배우로 여자 선배님은 처음이었다. 그런데도 굉장히 편해서 마치 10년을 알던 사이 같다"고 말했다. 또 이민기에 대해선 "저와 대립되는 역할이기 때문에 먼저 살갑게 다가가지 않았다. 실제로는 형들과 스킨십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너무 친해지면 연기할 때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민기 선배님은 'X맨'의 기억이 강해서 제겐 냉미남 스타다. 현장에서 이민기 선배님이 먼저 말을 걸어주셨고 어쩌다 보니까 친해졌다. 밤에도 얼굴을 보자고, 와인 한 잔 하자고 한다"고 친근감을 드러냈다.
수호는 매 작품마다 캐릭터에 대한 분석을 게을리하지 않는단다. 데뷔한 지 11년이 됐지만 늘 해온 대로 하는 습관이 그를 지금의 자리로 만들었다. 사실 수호는 SM 연습생 시절부터 가수와 배우의 꿈을 동시에 갖고 있었다. 선배 그룹인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가수와 배우, 예능으로 다방면 활약을 이어가고 있을 때부터 시작된 비전이었다. 소속사 SM 역시 수호에게 가수 뿐만 아니라 배우의 길을 적극 지원했다. 고등학생 시절 부상으로 춤을 출 수 없게 됐을 때 연습생 동료인 샤이니가 먼저 데뷔를 하게 됐고 수호는 수능을 준비해 한예종에 들어갔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본 수호는 인터뷰 말미 "연기 오디션을 계속 다녔다. 지금 엑소로 데뷔했고 12년차 가수다. 저는 계속 배우로서 같이 달리고 있었다. 배우의 템포는 조금 느릴 뿐이다. 꾸준히 연기하고 뮤지컬을 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수호는 스스로를 '엄친아고 모범생 이미지'라고 언급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모범생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은 마음이 없던 것은 아니다. '중독' 때 탈색을 하면서 여러 시도를 했다. 제가 군 복무를 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오히려 좋다'는 것이다. 서늘한 연기를 해도 사람들이 놀란다. 솔로 앨범으로 락, 펑크를 해도 새로운 모습에 대한 놀라움이 있다"고 짚었다.
향후 팀 활동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천방지축 20대의 멤버들을 리드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저를 좋게 생각해 주신 것 같다. 처음에는 리더가 싫기도 했지만 지금은 리더라는 호칭, 타이틀 덕분에 멤버들이 저를 존중하고 따르는 것 같다. 무시할 수 없는 에너지가 있다. 멤버들과 사이좋게 앞으로도 엑소 활동을 해 나갈 예정이다. 엑소로 오래오래 활동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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