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으로 간 李리스크의 정치적 득실[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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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추석과 설은 정치권의 대목이라고 한다.
평소에 보지 못했던 가족·친지들과의 접촉이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정치 관련 정보와 의견 교환이 이뤄져 여론의 흐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 여론의 승자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일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판에서는 다양한 사건이 자주 발생해, 특정 사안이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간은 2∼3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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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추석과 설은 정치권의 대목이라고 한다. 평소에 보지 못했던 가족·친지들과의 접촉이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정치 관련 정보와 의견 교환이 이뤄져 여론의 흐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추석 여론은 어떻게 흐를까? 일반적으로, 특정 사안이나 특정 시기에 형성된 여론이 조사에 반영되려면, 사안 발생 또는 특정 시기 이후 3∼4일이 지나야 한다. 그래서 아직은 정확한 추석 민심을 알 수 없다. 하지만 여론 추이에 대한 추론은 가능하다.
이번 추석 여론의 승자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일 것이다.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추석 연휴 직전에 기각됐기 때문이다. 영장 기각이 곧 무죄를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일반 국민은 영장 기각을 무죄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구속되면 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이 대표에 대한 영장 기각을, 그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의 청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수 있다. 이런 여론의 분위기를 의식해서인지,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영수회담 제안을 통해 사법 리스크를 털어냈다는 이미지를 강화하려 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야당의 ‘정치검찰’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 있고, 그래서 여권 전체가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다. 오는 11일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 투표율이 관건이 될 것이다. 재보궐선거 평균 투표율인 30% 중반대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인다면 선거에 추석 민심이 반영될 확률이 높고, 이보다 낮으면 당의 지역 조직이 강한 쪽이 선거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것이다. 하지만 추석 민심의 ‘유통기한’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까지 일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판에서는 다양한 사건이 자주 발생해, 특정 사안이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간은 2∼3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구속영장 기각의 유통기한이 지나고 나면 민주당은 상당한 어려움에 빠질지 모른다. 일단 이 대표는 1주일에 2∼3회씩 법원에 출석해야 하므로 일반 국민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재진행형’이란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될 것이다. 또한, 영장 기각 이후 민주당이 ‘이재명의 민주당’이 됐다는 점도 장기적으론 민주당에 해(害)가 될 수 있다. 이재명 체제의 확립은 당 밖 강성 친명들의 목소리 강화를 의미하고, 이들의 당에 대한 영향력이 커질수록 비명계에 대한 축출 압박은 거세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계파 갈등이 격화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면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가뜩이나 문 전 대통령의 잦은 정치적 행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판에, 민주당에 대한 영향력까지 행사하려 들면, 이 대표를 비롯한 친명 지지자들은 반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야권의 대표는 이재명인데, 문 전 대통령이 야권 대표 주자로 재등장하려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돼 갈등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추석 민심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이 대표에 대한 영장 기각이 단기적으로는 민주당과 이 대표에게 득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정치판에는 영원한 승자가 없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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