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시총’ 코스피 상장사 20년만 최다

2023. 10. 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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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보유자산보다 적게 '저평가'된 상장사 수가 2003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헤럴드경제가 최근 21년간(2003~2023년) 매년 같은 시점 코스피 상장 종목 전체의 PBR을 분석한 결과 전날 종가 기준 PBR 1배 미만 종목수는 2003년 535개 이후 20년 만에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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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늪’에 빠진 코스피 시장
921개 중 531개 PBR 1배 미만
“쏠림현상 따른 종목간 양극화”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보유자산보다 적게 ‘저평가’된 상장사 수가 2003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주(株) 등 ‘쏠림 현상’이 발생했던 종목에서 소외된 다수의 상장 종목 주가 흐름이 수급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체 코스피 지수 움직임과 무관하게 부진한 모습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코스피 상장 종목 921개 중 531개 종목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을 기록했다. 전체 코스피 상장 종목 중 비율로는 57.65%에 해당한다. 헤럴드경제가 최근 21년간(2003~2023년) 매년 같은 시점 코스피 상장 종목 전체의 PBR을 분석한 결과 전날 종가 기준 PBR 1배 미만 종목수는 2003년 535개 이후 20년 만에 가장 많았다. 해당 기간 내 PBR 1배 미만 종목수가 가장 적었던 해는 235개를 기록한 2007년이었다. 2011년(505개) 이후 10년간(2012~2021년) 300~400개 구간에서 머물던 PBR 1배 미만 종목수는 작년 520개로 치솟으며 다시 500개 선을 돌파했다.

전체 종목수 대비 PBR 1배 미만 종목 비율로 봤을 때 올해 기록한 수치는 2004년 62.29%(전체 830개 종목 중 517개 종목) 이후 19년 만에 최대치였다. PBR은 시총을 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순자산이 1주당 몇 배로 거래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해당 종목 기업의 주식을 다 팔아도 실제 기업이 가진 전체 자산 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로, 그만큼 증시 내에서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저평가 종목의 수 증가 현상이 올 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종목 간 ‘양극화’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으로 개인 투자자의 수급이 쏠리면서 소외되는 종목이 나타났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의 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특히, ‘초저평가주’로 분류되는 PBR 0.5배 미만 종목수가 크게 늘어난 점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올해 코스피 상장 종목 중 PBR 0.5배 미만 종목수는 311개(전체 종목 대비 비율 33.77%)로 지난 2004년 338개(40.72%) 이후 19년 만에 최대치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그룹주를 비롯해 2차전지주로 분류된 종목들을 시작으로 인공지능(AI), 로봇 관련주로 투자금이 쏠린 탓에 저평가 종목이 늘었다”며 “상온 초전도체주, 맥신주, 양자컴퓨터주 등 다수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며 개인 투자자의 수급을 빨아들인 것도 증시 내 종목 간 양극화 현상을 심화하는 데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PBR 1배 미만의 저평가주는 물론 PBR 0.5배 미만의 초저평가주가 크게 늘었음에도 코스피 지수는 연초 대비 7.57% 상승했다. 그만큼 고평가 종목과 저평가 종목 간 격차가 어느 해보다 컸던 셈이다. PBR이 낮은 종목은 넥스틸(0.03배), 한신공영·태광산업·전방(0.11배), 티와이홀딩스·세원정공·HDC(0.14배) 등 주로 건설업과 제조업, 섬유업 등 전통 산업에 몰려있다. 올 들어 눈에 띄는 점은 현대지에프홀딩스·이마트·롯데하이마트(0.16배) 등 유통 관련 종목들이 PBR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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