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포통장 215개 넘긴 ‘장집’ 조직원들 검거

김수언 기자 2023. 10. 5. 10: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기북부경찰청 총책 등 3명 구속

텔레그램을 이용해 대포통장을 모집·유통하는 이른바 ‘장집’을 차려, 200여개의 대포통장을 보이스피싱 단체에 넘긴 일당이 검거됐다.

장집은 ‘대포통장집’을 뜻하는 범죄 은어다. 이들은 이렇게 유통한 대포통장으로 약 1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 조직,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포통장 유통조직 총책인 20대 남성 2명과 인출책 1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조직원과 계좌명의자 등 82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또 대포통장에 입금된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이른바 ‘먹튀’ 범행으로 6200만원을 챙긴 15명도 추가로 검거해 혐의가 무거운 1명을 구속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3~9월 보이스피싱과 짝퉁 명품 판매 등에 쓰이도록 대포통장 215개를 모집하고 이를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된 총책 2명은 범죄를 모의하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만나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얼굴도 모른 채 대화명으로 호칭하며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총책 중 한 명은 경기 하남‧대전 등지에서 호텔‧오피스텔을 단기 임차해 사무실로 썼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친구나 선·후배 등 주변 지인을 가입시켜 조직 규모를 키웠고, 총책·중간관리책·일반조직원 등으로 위계질서를 형성해 운영했다. 범죄로 생긴 수익은 지위에 따라 차등 분배했다.

대포통장 모집 홍보 이미지. /경기북부경찰청

조직원들은 텔레그램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대포통장을 모집한 것을 조사됐다. ‘코인 자금 세탁, 고수익 보장’ 등의 광고를 게재해 명의자를 물색하는 방식과, 다른 범죄 조직으로부터 직접 대포통장을 확보하는 방식 등으로 확보했다고 한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조직에 월 평균 50만원을 받고 대포통장을 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대포통장은 택배나 고속버스 수화물 등을 통해 제공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이렇게 확보한 대포통장을 이용해 피해자 101명에게 39억3600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이들 ‘장집’ 조직은 대포통장 유통 이외에도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입금해 계좌를 정지시킨 후 합의금을 주면 해제해주겠다고 협박하는 ‘통장협박’ 범죄까지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가짜 쇼핑몰 사이트를 이용해 짝품 명품 판매사기를 벌여 6300만원의 수익을 얻기도 했다.

경찰은 총책 검거 과정에서 현금 8364만 원을 압수하고, 범죄수익 9950만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또 임대차 보증금, 고가 외제차량 리스 보증금 등을 추징해 약 1억2000만원을 피해자들에게 돌려줬다.

경찰 관계자는 “계속해서 은닉 재산을 추적해 환수할 예정”이라며 “대포통장을 제공받은 보이스피싱 조직도 끝까지 추적해 가담자 전원을 검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