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출근룩 정장 입어?”…남성복브랜드 앞다퉈 내놓는 ‘이것’

정장 브랜드들 ‘캐주얼 라인’ 공격적 확장
금융권·공무원 등 빼면 ‘정장강요’ 사라져
“격식 차릴 시간에 편하게 입는게 곧 능률”
세정, 브루노바피 캐주얼 ‘더레이블’ 론칭
갤럭시·로가디스·마에스트로도 외연 확장

남성들의 출근 복장이 더이상 정장에 국한되지 않게 되면서 기존 남성 정장 위주 브랜드들이 캐주얼 라인을 확장하며 활로를 찾고 있다. 정장만 고수해서는 더이상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 된 까닭이다.

5일 세정의 패션 편집숍 웰메이드의 클래식 남성복 브랜드 ‘브루노바피(BRUNO BAFFI)’는 새로운 라이프 캐주얼 ‘더레이블(The Reable)’을 론칭했다.

더레이블은 이탈리아 정통 클래식 스타일의 남성복 ‘브루노바피’의 헤리티지에 트렌디한 컬러와 디자인을 더하고, 편안한 핏으로 활동을 갖춘 라이프 캐주얼 브랜드다.

‘브루노바피(BRUNO BAFFI)’의 새로운 라이프 캐주얼 ‘더레이블(The Reable)’

세정은 이번 더레이블 론칭을 통해 남성 캐주얼 제품군을 강화하고, 3040세대 남성 소비자를 공략해 신규 고객층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을 내놨다.

세정 브루노바피 관계자는 “신규 브랜드 더레이블은 브루노바피의 장인 정신과 뛰어난 제품력을 바탕으로 트렌디한 디자인과 스포티한 편안함을 젊은 감성으로 재해석해 ‘라이프 캐주얼’이라는 새로운 스타일을 제안한다”며 “패셔너블함과 활동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3040 남성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니즈를 반영한 새로운 제품들을 직접 경험해보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국내 론칭 40주년을 맞은 삼성물산 패션의 남성 정장 브랜드 ‘갤럭시’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변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캐주얼 라인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40주년을 맞아 캐주얼 라인 확장을 발표한 삼성물산 패션의 남성 정장 브랜드 갤럭시

코오롱인더스트리FnC의 남성 정장 브랜드 ‘캠브리지멤버스’는 2030 소비층 유입을 늘리기 위해 캐주얼 라인을 강화하고, 브리티시 감성에 걸맞은 해외 상품을 바잉해 제안하고 있다.

또 다른 남성 정장 브랜드 삼성물산 패션의 ‘로가디스’와, LF의 ‘마에스트로’는 정장은 아니지만 포멀함과 세련됨을 갖춘 ‘셋업’ 라인을 강화하며, 출근뿐 아니라 중요한 약속이나 행사 등에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재킷과 팬츠가 동일 소재로 구성된 세트 상품인 셋업은, 재킷과 팬츠를 함께 입으면 캐주얼 슈트가 되고 재킷과 팬츠를 따로 활용해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해 실용적이다.

삼성물산 패션 남성 정장 브랜드 로가디스의 셋업

남성 정장 브랜드들이 캐주얼 라인을 확장하는 배경은 남성들의 출근 복장이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간편화했기 때문이다. 법조계와 금융계 등 일부 직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서 남성들에게 출근 복장으로 정장을 강제하지 않고 있다. 여름철에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할 것을 권하는 곳도 있을 정도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워라밸과 건강을 중시하는 문화가 생겨나면서 출근 직전 및 퇴근 직후 가벼운 운동을 즐기거나 취미 생활을 즐기는 등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또 과거에는 ‘격식=예의’로 생각했던 직장 생활에서도 그와 같은 공식이 깨지고 대신 ‘편함=능률’로 인식이 바뀌어 캐주얼 출근룩이 훨씬 선호되고 있는 상황인 것.

이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트렌드이기도 하다. 이미 이탈리아 명품 정장 브랜드 ‘제냐’조차도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캐주얼 콘셉트로 전환하는 등 전통 수트 브랜드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남성 정장 시장 규모가 10여년 전과 비교하면 50% 가량 축소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남성 정장 브랜드들의 캐주얼 라인 확장은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 조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