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6% 급등…땡큐 공매도! 땡큐 리비안!

권성희 기자 2023. 10. 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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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독일 기가팩토리에서 일론 머스크 CEO /로이터=뉴스1


테슬라가 4일(현지시간) 특별한 이유없이 6% 가까이 올랐다.

테슬라의 올 3분기 전기차 인도량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공매도했던 세력들이 테슬라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반등 조짐을 보이자 숏 스퀴즈가 일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숏 스퀴즈란 공매도 세력이 주가가 상승할 때 손실을 줄이기 위해 서둘러 주식을 사는 것을 말한다.

테슬라는 이날 5.9% 급등한 261.16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 관련 소식은 지난 2일 올 3분기 인도량이 공개된 후 특별한 것이 없었다.

테슬라는 지난 2일 개장 전에 올 3분기 인도량이 43만5000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를 2만5000대가량 하회하는 부진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지난 2일 주가가 오히려 0.6% 올랐다. 다음날인 3일에는 장기 국채수익률 급등으로 전체 증시가 급락하는 가운데 테슬라는 2% 떨어져 그나마 잘 버틴 편이었다.

테슬라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 때 3분기 생산량이 공장 업그레이드 때문에 2분기 수준을 밑돌 것이라고 밝힌 후 주가가 14%가량 하락했다.

테슬라는 지난 2일에도 3분기 인도량이 부진한 것은 공장 업그레이드로 일부 가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는 테슬라의 3분기 인도량 부진으로 인한 악재 대부분은 실제로 인도량을 발표하기 전에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테슬라 비관론자들은 테슬라가 3분기 인도량을 발표한 후 주가가 급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의 공매도 잔량은 3분기 인도량 발표 때까지 700만주가량 늘어났다.

공매도란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주가가 떨어지면 자신이 판 가격보다 더 싼 가격에 주식을 되사 갚은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다. 테슬라는 거래 가능한 총 주식 수의 3%가량이 공매도된 상태다.

테슬라 비관론자들은 테슬라의 3분기 인도량 발표 후 주가 급락을 기다리고 있었고 실제로 지난 2일 개장 전 거래에서는 인도량 부진으로 주가가 3%가량 하락했다.

그러자 공매도 세력들이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주식을 되사는 숏 커버링에 일부 들어가며 지난 2일 주가가 오히려 0.6% 오른 것으로 보인다.

4일엔 증시가 전반적으로 반등하자 숏 커버링이 더 적극적으로 일어났고 이 때문에 테슬라 주가가 더 올라 손실이 커지기 전에 주식을 갚으려는 공매도 세력들이 서둘러 숏 커버링에 가담하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매도 리서치회사인 S3 파트너스의 경영이사인 이호르 두사니우스키는 지난 2일 보고서에서 "(증시 전체적으로) 지난 30일간 공매도가 늘어나며 상당한 차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연말에 공매도 세력들이 차익을 실현하려고 숏 커버링에 나서며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지난 9월 공매도로 인한 차익은 약 7억달러로 추정된다.

배런스는 테슬라 주가가 50일 이동평균선 위로 올라온 것도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지난 2주 대부분 동안 주가가 5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했다.

테슬라는 최근 수개월간 주가가 S&P500지수에 비해 3배 더 큰 변동성을 보였다. 오를 때 더 많이 오르고 떨어질 때 더 많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테슬라가 이날 오른 것은 다른 전기차 제조업체인 리비안 오토모티브가 올 3분기에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웃도는 전기차를 인도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발표로 리비안 주가는 이날 9% 이상 급등했다.

이 소식에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올 3분기 인도량 부진은 수요 약화 때문이 아니라 정말 공장 업그레이드 때문이라는 사실에 좀더 확신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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