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통일운동으로 세계평화 기여”… 2만여 시민의 고귀한 외침

조율 기자 2023. 10. 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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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코리안드림 통일실천 페스타’ 서울서 개막
8개 시민사회단체가 주축 돼
28일까지 전국 주요도시 개최
‘통일의 필요성’ 인식 부족한
청소년들 참여 프로그램 다채
국토 대장정·29개국 횡단 등
2025년까지 다양한 캠페인도
‘2023 코리안드림 통일실천 페스타’에서 시민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글로벌피스재단 제공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2023 코리안드림 통일 실천 페스타’에서 다문화 가정 어린이 합창단인 ‘레인보우 합창단(왼쪽)’과 ‘태권십태권도영웅단’ 소속 어린들(오른쪽)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피스재단 제공

“대한민국 만세, 만세, 만세!”

지난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은 개천절을 맞아 열린 대규모 통일 비전 축제 ‘2023 코리안드림 통일 실천 페스타’에 참여한 시민 2만여 명의 만세 삼창 소리로 가득 찼다. 이번 행사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관통하고 있는 ‘홍익인간(弘益人間)’ 정신에 기초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새로운 통일된 국가를 실현하자는 취지에서 개최됐다. 추석 연휴와 대체공휴일이 이어진 ‘황금연휴’의 마지막 날인데도 불구하고 이날 수만 명의 시민은 본 행사 시작 전부터 행사장을 찾았다. 이들은 ‘K-댄스 페스타’와 1000여 명의 청년이 참가하는 ‘태권도 플래시몹’ 등 식전 행사를 즐겼다. 주최 측인 ‘광복 80주년 맞이 코리안드림 1000만 캠페인 시민조직위원회(조직위)’ 관계자는 “광복 4세대인 청소년들은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은 점 등 위 세대에 비해 통일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 인식이 떨어진다”며 “이들에게도 통일의 중요성, 그리고 통일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청소년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다수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플래시몹에 참여한 태권십태권도영웅단 관계자는 “화랑도 정신이 삼국시대 때 삼국을 통일하는 데 중요했듯 남북을 통일하기 위해 태권도 정신 또한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모든 분이 태권도 정신을 이해하고 하나가 되어 우리의 소원인 통일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 행사에서는 안찬일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공동상임대표 등의 축사와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세계의장의 기조연설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통일결의문을 함께 낭독하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함께 부르며 통일에 대한 염원을 되새겼다. ‘코리안드림 만세삼창’에서 시민들은 태극기와 ‘코리안드림, 통일은 시민의 힘으로’라는 구호가 담긴 깃발을 들고 힘차게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행사에 참여한 박춘희(76) 씨는 “오늘 집을 나설 때 개천절인데도 창문에 태극기를 꽂은 집이 몇 곳 없어 애국심이나 통일에 대한 염원이 많이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많은 사람이 모여 나라에 대한 자부심도 느끼고, 통일에 대한 마음을 다시금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이라 좋았다”고 말했다. 조선정(49) 씨는 “통일에 대한 문제를 정부에 맡겨두는 것이 아니라 나부터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조직위는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대한노인회, 대한민국재향경우회,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사색의향기, 한국자유총연맹, 한반도통일지도자총연합 등 8개 통일·시민사회 단체들로 구성됐다. 이번 행사는 글로벌피스재단, 통일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서울시, 세계태권십연맹 등의 후원으로 개최됐다. ‘2023 코리안드림 통일 실천 페스타’는 이날 서울을 시작으로 △오는 7일 경남 △9일 대전, 부산 △14일 충남, 광주 △22일 전북 △28일 대구에서 연이어 개최된다. 전국에서 10만 명 이상의 시민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2023 코리안드림 통일 실천 페스타’는 ‘2025 코리안드림 1000만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행사다. ‘2025 코리안드림 1000만 캠페인’은 광복 80주년이 되는 2025년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한 민간 주도의 풀뿌리 통일운동 캠페인을 뜻한다. 100여 년 전 200여만 명이 3·1운동을 통해 전 세계에 독립의 정당성을 알렸듯, 시민들이 ‘코리안드림’을 기반으로 2025년 1000만 명이 참가하는 ‘제2의 3·1운동’을 전개해 한반도 통일의 정당성을 알리고 국제사회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 내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조직위는 올해 10만 명의 시민운동에 이어 2024년에는 100만, 2025년에는 1000만 명이 참여하는 규모의 시민운동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또 조직위는 2025년까지 △1000만 시민 걷기 캠페인 △DMZ 원케이 글로벌피스 콘서트 △DMZ 코리안드림 100만 국토대장정 및 자전거 대행진 △코리안드림 자원봉사 대축제 △850만 해외동포 참여 8·15대축제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들은 국내 운동과 동시에 대규모 통일운동의 세계적 인식을 높이기 위한 해외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출범한 ‘코리안드림 유라시아 원정대’는 137일간 29개국 85개 이상의 도시를 횡단하며 ‘코리안드림’ 비전을 전파하고 있다.

‘2023 코리안드림 통일 실천 페스타’에서 문현진(왼쪽) 글로벌피스재단 의장이 참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글로벌피스재단 제공

“내가 주인이란 뜻의 ‘아주’… 홍익인간 정신과 엮어 통일운동 승화”

■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의장

“‘아주(我主)’는 내가 주인이 되겠다는 뜻입니다. ‘아주’란 단어의 뜻을 다시금 생각해 보십시오. 아주! 아주!”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2023 코리안드림 통일 실천 페스타’에서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세계의장의 기조연설은 색다른 방식으로 이뤄졌다. 문 의장은 연설대에 올라 준비된 연설문을 읽지 않고,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 사이를 걸어 다니며 시민들과 눈을 맞추고, 호응과 ‘아주’ 제창을 유도하는 등 시민들과 소통하는 즉흥 연설을 진행했다.

문 의장은 통일운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인 정신’이라며 스스로 주인이 된다는 뜻의 용어인 ‘아주 정신’을 강조했다. 통일을 실현하려면 정부나 정치 지도자가 중심이 되기보다는 시민 개개인이 통일을 원하고, 통일을 위해 주체적으로 노력하는 주인 정신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문 의장은 “10년 전 제가 시민이 중심이 된 풀뿌리 통일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을 때 한국은 좌와 우로 나뉘어 있고, 기독교·불교 등 종교적으로도 나뉘어 있는 등 분열돼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문 의장은 “하지만 오늘 이곳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느냐”며 “오늘 이처럼 많은 이가 서로의 차이를 넘어 한자리에 모였다는 것은 우리의 꿈인 통일이 실현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아주 정신을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弘益人間)’ 정신과 함께 엮어 나로부터 출발해 타인에게도 통일의 가치를 알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홍익인간 정신은 북한 주민을 포함한 모든 한국인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이자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역사적 사명”이라며 “한국인들이 주체적 아주 정신과 홍익인간의 정신을 받아 통일된 새로운 나라를 이루겠다는 ‘코리안드림’의 주인이 되어 다른 이들에게도 이 비전을 전파할 때, 통일운동은 한국 전역에서 불같이 솟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영어로 연설을 진행한 문 의장은 글로벌 연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문 의장은 “우리끼리 모여 한국어로만 연설하면 외국인들이 어떻게 그 내용을 이해하고 감동하며 우리를 도와줄 수 있겠느냐”며 “그것이 내가 여기서 영어로 연설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통일운동은 전 세계가 감동할 수 있는 비전으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율 기자 joyu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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