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줄리아 오몬드 “28년전 성폭력 당해”…하비 와인스틴 고소
영화 <가을의 전설>로 유명한 배우 줄리아 오몬드(58)가 옛 헐리우드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71)에게 28년 전 성폭력을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4일(현지시간)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오몬드는 와인스틴에게 1995년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소장을 이날 오전 뉴욕 법원에 제출했다. 와인스틴은 2017년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나도 고발한다) 운동 당시 여러 배우와 관계자들에게 가해자로 지목된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다.
고소장에 따르면, 와인스틴은 1995년 12월 영화 제작 건으로 오몬드와 사업상 저녁 식사를 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와인스틴은 정작 식사 자리에서는 일 이야기는 하지 않고 “숙소에서만 일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했으며, 오몬드가 머물던 숙소로 들어가 옷을 벗긴 뒤 성행위를 강요했다.
오몬드는 또한 와인스틴의 이런 행위를 방조했다는 이유로 당시 자신이 소속돼 있던 대형 연예 매니지먼트사 CAA와 와인스틴의 영화제작사 미라맥스를 자회사로 뒀던 월트디즈니도 함께 고소했다. 오몬드는 CAA와 디즈니가 와인스틴의 성범죄를 알고 있었다면서 “이 유명한 회사들은 와인스틴이 너무 중요하고 너무 많은 돈을 벌어다 줬기 때문에 그가 여성들을 성폭행한 전력이 있다는 사실을 미리 경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사건 직후 자신이 와인스틴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싶다는 의사를 CAA 측에 밝혔으나 회사 측이 강하게 만류했으며 이후 자신에게 일거리를 제대로 주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와인스틴을 향한 미투 이후 관련 회사까지 고소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버라이어티는 전했다.
오몬드는 “하비 와인스틴에 관한 고통스러운 기억을 수십년 동안 안고 산 사람으로서 위험을 안고 목소리를 낸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와인스틴 측은 “오몬드가 제기한 혐의를 명백히 부인한다”고 CNN에 밝혔다.
미투 운동 이후 지난 6년여간 와인스틴을 상대로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여성은 100여 명에 달한다. 와인스틴은 2020년 뉴욕 법원에서 미투 관련 재판으로 23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이탈리아 배우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2월 징역 16년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오몬드는 1994년 <가을의 전설>에 브래드 피트 상대역으로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1995년 영화 <사브리나>, <카멜롯의 전설> 등에서 주연을 맡았다. 2010년엔 에미상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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