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굿바이’ 외국인, 17거래일 연속 순매도…증시에 ‘强달러’ 리스크 본격화? [투자360]

2023. 10. 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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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좀처럼 잡히지 않는 끈적한(sticky)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탓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긴축 선호)’적 스탠스를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미 국채 금리가 연중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이 때문에 연내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안팎까지 도달할 수 있단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유가 고공행진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마저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킹달러’ 현상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국내 증시를 떠받치던 외국인 투자자의 ‘엑소더스’ 우려도 커지는 모양새다.

원/달러 환율 1363.5원…작년 11월 이후 최고치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4.2원 급등한 1363.5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 10일(1377.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미 연준의 매파적 발언과 미 국채 금리 상승 등을 반영하면서 10.7원 오른 1360.0원에 개장해 1357.65∼1363.50원에서 움직였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미국의 8월 구인 건수가 961만명으로 예상치(881만5000명)를 크게 상회하는 등 고용지표 호조로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긴축 장기화 등이 예상되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장기 위주로 급등했다”며 “이에 달러 강세도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달러 위세에 눌려 전 세계 2·3위 경제대국인 중국과 일본은 물론 유럽 유로화까지 주요 통화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것도 원화값이 약세를 보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독일 경제가 침체되면서 유로화는 약세 흐름이 깊어지고 있다.

엔화값은 지난 3일 한때 달러당 150.16엔까지 도달했다 149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엔화값이 달러당 150엔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원화의 프록시(대리) 통화로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는 중국 위안화도 석 달째 약세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부실 위험과 깊어지는 미·중 갈등 등으로 경제성장 둔화, 디플레이션 압력 속에 위안화 약세 국면이 길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달러의 독주를 견제할 만한 마땅한 재료가 없다 보니 달러 힘이 세지면서 주요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원화도 덩달아 미끄러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1400원으로 보고 있다. 1400원 선을 넘어설 경우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인 1440원대까지 쉽게 다다를 수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外人, 최근 17거래일간 3조7589억원 순매도

킹달러 현상은 올 들어 국내 증시에 대한 강력 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 투자자의 투심을 냉각시킬 수 있는 리스크로 꼽힌다.

실제로 전날 하루에만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6762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였다.

4일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5018억원)의 매도세로 인해 전 거래일 대비 각각 2.41%(59.38포인트), 4%(33.62포인트) 하락한 2405.69, 807.40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951개 종목 가운데 835개가 하락했다. 88%에 달하는 종목에 일제히 파란불이 켜진 것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에 따른 장기채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가 주식시장 투자심리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며 “원/달러 환율은 장중 10원 이상 급등하면서 1360원을 상회, 외국인 매물 출회도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최근 들어 국내 증시로부터 투자금을 거두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이 더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에서 17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순매도액은 3조7589억원에 이른다.

다만, 증권가에선 최근 나타나고 있는 강달러 현상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 당국의 개입에 따른 엔/달러, 위안/달러 환율의 제한적 상승 흐름을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의 상승폭도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며 “작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웃돌았던 당시 상황과 다르게 국내 무역수지가 흑자 전환하고 반도체 수출이 개선 분위기를 맞이하는 등 대내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점은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당사 4분기 달러 지수 전망치 상단인 108포인트를 저항선으로 강달러 기조는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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