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미디어윌 1인회사 교대로 배당 챙기는 주원석 회장

신성우 2023. 10. 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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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진단] 미디어윌②
2008년 지주 전환 이듬해 100% 소유
홀딩스, 미디어윌 잉여금만 총 2800억
번갈아가며 각각 50억, 35억 배당수입

기업 성장에는 늘 과실(果實)이 뒤따르고, 오너는 그 열매를 맘껏 맛보기 마련이다. 정보미디어 중견그룹 미디어윌(MEDIAWILL)을 일군 자수성가 부호(富豪) 주원석(65) 회장이 예외일 수 없다. 

2대주주 지분 180억 소각…1인 회사 전환

‘[거버넌스워치] 미디어윌 ①편’에서 얘기했지만, 주 창업주는 계열 지배구조의 양대 중추 미디어윌홀딩스와 ㈜미디어윌 지분을 각각 100% 소유 중이다. 주 회장이 ‘유아독존(唯我獨尊)’ 절대권력자인건 이래서다. 현재 13개 계열 중 유독 이 두 곳의 대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라고 볼 수 있다. 

원래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시기적으로 볼 때. 2008년 10월 모태기업 옛 ㈜미디어윌을 쪼개 사실상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게 계기다. 당시 기업분할은 주주 지분율대로 소유주식을 나누는 비례적 인적분할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금의 홀딩스(지주·존속)와 ㈜미디어윌(사업·신설)이 만들어진 게 이 때다.  

당초 주 회장의 옛 ㈜미디어윌 지분은 80%였다. 이외 20%는 한상기 전 부사장이 보유했다. 벼룩시장 창립 멤버이자 신문 편집 운영을 총괄하며 1998년까지 미디어윌에 적을 뒀던 인물이다. 다만 기업분할 무렵 해당 지분은 당시 호텔 유료 TV 및 인터넷 서비스 업체 매지링크(옛 매지넷)로 넘어갔다. 

이듬해 6월 일을 벌였다. 홀딩스가 2대주주 소유의 20%를 165억원(주당 1만5300원·액면 500원)에 사들여 전량 불태워 버렸다. ㈜미디어윌 20%도 마찬가지다. 같은 가격에  18억원에 매입해 소각해 버렸다. 

흔히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 체제로 전환한 뒤에는 현물출자-유상증자를 통해 사업 계열사 주식을 지주로 갈아타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대로 뒀다. 그 동안 부인 김선옥(63) 딘타이펑코리아 대표나 세 딸 혜나·혜미·혜린씨 등 가족조차 주주로 들이는 일은 없었고, 주 창업주가 지금껏 홀딩스와 ㈜미디어윌의 1인 주주로 있는 이유다.   

미디어윌그룹 지배구조

차입금 ‘0’…돈이 아쉽지 않은 홀딩스 

뭐니 뭐니 해도 ‘머니(Money)’ 아니던가. 홀딩스나 ㈜미디어윌은 주 회장에게는 남부러울 게 없는 개인 ‘캐시카우’이기도 하다. 배당수입이 좋은 예다. 매년 따박따박 챙기지는 않는다. 용처(用處)는 알길 없지만, 필요할 때 꺼내 쓰는 모습이다, 게다가 한 해는 홀딩스, 또 다른 해는 ㈜미디어윌에서 교대로 가져간다. 바꿔 말하면 알짜 개인회사들이라는 뜻이다. 

홀딩스는 지주사답게 굵직굵직한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알바천국’으로 잘 알려진 구인·구직 아르바이트포털 운영업체 미디어윌네트웍스, T커머스 더블유쇼핑, IT 기기 전문 유통업체 피치밸리, 인력 아웃소싱 업체 한석맨파워 등이 면면이다. 

홀딩스를 정점으로 산하 8개사가 작년 총자산(홀딩스 연결기준) 3530억원, 매출 2810억원의 볼륨을 나타내는 계열군이다. 특히 순이익의 경우는 지주 전환 이후 적자를 낸 적이 딱 3번밖에 없고 적어도 65억원, 많게는 260억원을 벌어들였다. 계열사별로도 기복이 있기는 하지만 벌이가 두루두루 좋다.  

이런 이유로 자체사업 없이 계열사들의 지분법이익, 자문수수료와 배당수익, 임대료 등을 수입원으로 하는 홀딩스 또한 두 해를 빼고는 매년 예외 없이 흑자 기조를 유지 중이다. 2021~2022년에는 238억~255억원에 달했다. 차입금은 ‘제로(0)’다. 부채비율이라고 해봐야 3.68%밖에 안된다. 

유일(唯一) 주주인 터라 주 회장이 원할 때 배당금을 가져다 썼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2016~2017년 각각 20억원, 30억원이다. 지분이 80%였던 옛 ㈜미디어윌 당시 1999~2007년 64억원까지 합하면 총 114억원이다. 이러고도 배당 재원인 이익잉여금이 무려 2100억원 남아 있을 정도로 홀딩스의 곳간은 차고 넘친다. 

주원석 회장, 미디어윌홀딩스·(주)미디어윌 배당수입

미디어윌, 자본 85%가 이익잉여금

비록 지주사 미디어윌홀딩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미디어윌도 주 창업주에서는 요긴한 개인 ‘돈줄’이다. 미디어윌의 간판 브랜드 ‘벼룩시장’을 앞세운 일자리 앱 운영 업체다, 

계열사도 2곳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 운영업체 스테이션3와 인터넷 마케팅업체 나무커뮤니케이션이다. 지난해 총자산(㈜미디어윌 연결기준) 1130억원에 매출 1100억원, 순익 80억원을 기록한 계열이다.  

㈜미디어윌은 본체 자체가 짱짱하다. 2022년 매출(별도 기준) 780억원에 순익으로 77억원을 벌어들였다. 홀딩스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로 매년 예외 없이 흑자다. 순차입금이 마이너스(-) 260억원(차입금 5억원-현금성자산 265억원)이다. 어디 내놔도 꿀릴 게 없는 재무구조다.  

주 회장은 ㈜미디어윌로부터 2011년 5억원, 2014년 10억원 결산 현금배당을 챙겼다. 이어 2019년 20억원의 중간배당금을 수령했다. 도합 35억원이다. ㈜미디어윌 역시 남아있는 이익잉여금이 적잖다. 741억원이다. 자기자본(867억원)의 85.4%에 달한다. 

미디어윌 창업주의 ‘캐시카우’ 이게 다가 아니다. 특히 이곳은 배당수익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수합병(M&A) 20여년 만에 500억원의 대박을 터트렸다. 들춰보지 않을 재간이 없다. (▶ [거버넌스워치] 미디어윌 ③편으로 계속)

미디어윌홀딩스 재무실적
(주)미디어윌 재무실적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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