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적’ 김남길 “항일 부담 NO,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skyb1842@mkinternet.com) 2023. 10. 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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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형님 액션 조언? 도움 안돼”
“‘도적2’? 내년 가을부터 촬영한다고 써달라”
김남길이 한국형 웨스턴 액션 활극 ‘도적’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믿고 보는 배우 김남길(43)이 이번엔 도적단 리더가 됐다.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이하 도적)는 1920년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하나 된 이들이 벌이는 액션 활극이다. 모래바람 휘몰아치는 간도의 황무지에서 시작된 얽히고설킨 운명과 강렬하고 스펙터클한 액션으로 한국형 웨스턴 액션물을 표방한다.

드라마 ‘38 사기동대’ ‘나쁜 녀석들 : 악의 도시’ ‘블랙독’ 등을 연출한 황준혁 감독과 ‘비밀의 숲2’ ‘홈타운’ 등을 연출한 박현석 감독, ‘뱀파이어 검사’ ‘38 사기동대’ ‘나쁜 녀석들 : 악의 도시’ 등의 각본을 맡은 한정훈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배우 김남길 서현 이호정 유재명 등이 출연했다.

김남길은 ‘도적’에서 노비에서 일본군으로 그리고 도적단 리더로 거듭나며 더이상 빼앗기고 고통받지 않기 위한 삶을 선택하는 ‘이윤’을 연기했다.

그는 공개 후 소감을 묻자 “재밌게 봤다. 작품할 땐 다 고생한다. 그래서 고생한 것보다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증과 기대감이 있다. ‘도적’은 1920년대 배경으로 웨스턴 장르를 표방한다는 게 신선했다. 시대극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저희는 동서양의 시대적인 것을 합쳐보자고 했다. 특별한 사건을 이야기하지 말고 시대적인 부분에 판타지적 요소를 반영해서 있었을 법한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런 부분이 신기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항일 메시지가 담긴 이번 작품을 일본 팬들이 어떻게 볼지 우려한 점은 없었냐고 묻자 “그런 우려는 없었다”고 즉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아이돌도 아니고 팬들도 그런 건 별개로 생각한다. 정치권 이슈가 있지만 문화는 문화대로 본다. 또 없었던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예전에 있었던 사건들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거니까. 구더기 겁나서 장 못 담그면 안 된다. 팬들도 다 이해한다. 예전에 독도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문화 교류는 활발했다. 정치적으로 싸우더라도 문화는 화해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남길은 ‘도적’에서 다채로운 액션을 소화했다. 사진|넷플릭스
액션 잘하기로 소문난 김남길은 ‘도적’에서 총 칼 도끼 등 각종 도구를 이용한 다양한 액션으로 시선을 강탈한다.

그는 “이번 무술 감독님이 ‘아일랜드’ 때 함께한 분인데, ‘도적’에서는 롱테이크 액션을 새롭게 해봤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액션을 수월하게 가려면 커트로 나누면 스피드 있고 더 그럴듯해 보인다. 잘 안되면 끊어서 가면 되는데 롱테이크는 지친다. 그런데 지치는 것도 하나의 자연스러움으로 표현해보자고 했다. 편법에 숨을 수 없다는 부담도 있었는데 새로운 롱테이크 액션을 할 수 있었다는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태까지 쓰지 않았던 도구를 활용했는데 현대극에서 총을 한번 장전하고 당기면 자동으로 나가지 않나. 하지만 여기는 쏠 때마다 총알 수를 계산하면서 쏴야 한다”며 “말에서 총을 쓰는 것도 윈체스터 총길이가 있어서 말 머리를 때릴 때도 있었고 중심 잡는게 어렵더라. 총 무게 15~20kg 정도라 너무 무겁다. 잘못하면 손가락이 나간다. 실핏줄이 다 터진다. 굳은살이 생기면 안 아픈데 비 오는 날 돌리면 살이 물러 다 찢어지더라”며 고생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영화 ‘보호자’로 함께한, 웨스턴 장르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화려한 장총 액션을 보여준 정우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우성 형의 조언은 아무 도움이 안 됐다. 나도 액션을 직접 하는 것에 둘째가라면 서러운데 말이 역주행이 진짜 어렵고 위험하다. 말 사이를 뚫고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다. 어떻게 촬영했는지 이야기해주긴 했는데 위험하니까 하지 말라고 하더라. 더 잘하겠지만 위험하다고 하더라. 한번 하고 그만뒀다. 다행히 그 한 두 번이 잘 나왔다. 우성이 형이 아무리 조언해줘도 하는 사람이 다르니까 그런 의미에서 도움이 안 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남길이 소처럼 일하는 이유를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김남길은 글로벌 히트작 ‘오징어게임’과 지난해 인기를 얻은 ‘수리남’에 이어 추석 연휴에 ‘도적’이 공개돼 부담이 컸다고 털어놨다.

그는 “최선을 다해서 작품을 만들었지만, 그게 선택받을지 안 받을지 어떤 결과를 받을지 잘 모른다. 요즘은 감을 못 잡겠더라. ‘오징어게임’과 ‘수리남’이 언제 공개됐는지 몰랐다가 ‘도적’도 넷플릭스가 추석에 미는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전작들이 모두 성공해서 ‘도적’도 그만큼은 아니지만 대중에게 이해와 선택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 ‘도적’ 오픈될 때 나도 처음 봤는데 목에 담이 다 걸렸다. 목이 다 뭉쳐서 너무 아팠다. 그 정도로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열린 결말로 끝맺은 ‘도적’의 시즌2 제작을 누구보다 강렬하게 염원하며 “내년 가을부터 촬영한다고 써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껴놨던 이야기를 좀 더 풀었으면 어떨까 싶다. 처음엔 20부작으로 기획했다. 저는 시즌1에 다 때려 넣어야 한다고 했다. 이게 잘돼야 시즌2도, 시즌3도 있는 거 아니냐고 했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좋은 건 다 때려 넣으라고 했다. 시즌1에 대한 반응이 있어야 시즌2를 할 수 있지 않나. 일단 제 바람은 시즌2가 나왔으면 좋겠다. 시즌2를 같이 찍었으면 모르겠는데, 시즌2 나오기까지 너무 길어지면 시즌1을 기억 못 하지 않나. 지금 나와있는 궁금증과 아쉬움을 풀어주고 완성도 있게 보여주려면 빨리 해야 한다. 넷플릭스를 압박해달라”고 재차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이어 최근 MBC 로드 다큐멘터리 ‘뭐라도 남기리’까지, 소처럼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그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액션을 많이 했는데 획일화될 수 있어서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죠. 멜로나 로코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제작이 안 되고 있어서 그런 장르도 제작됐으면 좋겠어요. 전 해보고 싶은 게 많아요. 영화 ‘무뢰한’ 때 연기하는 재미를 알게 된 이후부터 현장에서 느끼는 그 재미를 많이 활용해 보고 싶었죠. 작품도 많이 하고 싶고 다양하게 경험해보고 싶어요. 예전에 선배들이 직업이 배우면 작품을 많이 해야 하지 않겠냐고 하더라고요. 선배님들처럼 필모를 엄청 많이 쌓고 싶기도 해요. 연기는 하면 할수록 느는 게 있어요. 그 안에서 또 새로운 것도 찾게 되고 시야도 넓어져요. 현장에서 좋은 배우들이 많다는 걸 새로운 자극도 되고요. 많이 하고 싶어요.”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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