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이상순, 박재정이 추천한 그 노래 [음란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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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배철수 DJ가 휴가로 자리를 비우면 스페셜 DJ를 초대해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꾸린다.
그들 덕에 알게 되어 나 역시 사랑에 빠진 노래를 몇 곡 소개한다.
'헤어지자 말해요'로 4개월 넘게 멜론 차트 톱 10을 유지하고 있는 박재정 DJ가 선곡해 온 노래다.
이상순 DJ가 추천해서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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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배철수 DJ가 휴가로 자리를 비우면 스페셜 DJ를 초대해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꾸린다. 준비해야 할 게 곱절로 늘지만 이것은 나에게도 좋은 기회다. 스페셜 DJ들이 어떤 노래를 가져올지, 궁금한 까닭이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그들 덕에 알게 되어 나 역시 사랑에 빠진 노래를 몇 곡 소개한다.
Views(2020) / 노가 에레즈
생전 처음 보는 가수였다. ‘노가 에레즈(Noga Erez)? 누구지?’ 싶어 자료를 찾아봤더니 이스라엘 출신 싱어송라이터라고 한다. 2017년 애플 광고에 음악이 쓰이면서 처음 명성을 얻었고 이후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 곡 ‘뷰스(Views)’의 경우, 장르적으로는 일렉트로닉과 힙합을 믹스했다고 보면 된다. 무엇보다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를 꼭 감상하기를 권한다. 계단을 활용한 안무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뷰스(views)’ ‘뉴스(news)’ ‘주스(juice)’와 ‘주스(Jews)’를 섞어낸 영리한 가사 쓰기 역시 돋보이는 곡이다. 추천한 DJ는 가수 이효리씨다.
Dive(2023) & Be My Own Friend(2021) / 올리비아 딘
가수는 익히 알고 있었다. 내가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리즌 투 스테이(Reason To Stay)’라는 곡을 틀기도 했다. 한데 이상순·이효리 부부가 이 가수의 서로 다른 곡을 선곡해 왔다. 이상순 DJ가 전자, 이효리 DJ는 후자다. 아주 쉽게 설명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팬이라면 이 가수의 음악, 놓치지 말기 바란다. 올리비아 딘은 인터뷰에서도 에이미 와인하우스와 로린 힐을 영감을 주는 존재로 꼽은 바 있다.
From The Start(2023) / 뢰이베이
‘헤어지자 말해요’로 4개월 넘게 멜론 차트 톱 10을 유지하고 있는 박재정 DJ가 선곡해 온 노래다. 이 가수 역시 알고 있었지만 조금 다른 의미로 모르는 게 있었다. 바로 가수 이름이다. 아마 여러분은 이 가수 'Laufey'의 이름을 ‘라우페이’ 아니면 ‘로페이’ 정도로 추측할 것이다. 아니다. 나도 예전엔 그랬다. ‘라우페이’라고 아무 생각 없이 소개했다. 이번에 박재정 DJ가 선곡한 김에 “아이슬란드 가수인데 혹시?” 싶어서 발음을 검색해봤다. 그 결과, ‘뢰이베이’라는 걸 알게 됐다(참고로 가수 발음이 궁금할 때 내가 찾는 최선의 방법은 이것이다. 유튜브에 가수 이름과 함께 'interview'라고 치면 어지간한 무명이 아닌 이상 거의 100% 확률로 알아낼 수 있다). 뢰이베이는 재즈 팝 싱어송라이터로 무엇보다 라이브 실력이 탁월하다. 그중 아이슬란드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영상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유튜브에 다 있다.
Domenica Bestiale(1982) / 파비오 콘카토
파비오 콘카토(Fabio Concato).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는 것처럼 이탈리아 출신 가수다. 이상순 DJ가 추천해서 알게 됐다. 1977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는데 ‘도메니카 베스티알레(Domenica Bestiale)’는 1982년에 발표한 그의 대표곡이다. 제목은 영어로 하면 ‘인크레더블 선데이(Incredible Sunday)’, 즉 믿을 수 없는 일요일이라는 뜻이다. “당신과 함께할 수 있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요일이에요.” 이 곡이 마음에 쏙 들어 다른 곡도 찾아봤는데 ‘로살리나(Rosalina)’와 ‘피오레 디 마조(Fiore di Maggio)’가 귀에 확 들어왔다. ‘피오레 디 마조’는 ‘5월의 꽃’이라는 뜻이다.
결론이다. 나는 내가 젊다고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다. 오죽하면 ‘영 포티’라는 표현 듣고 코웃음을 쳤겠나. 그러나 나는 내가 늙었다고도 여기지 않는다. 이렇게 젊지는 않지만 늙지도 않을 수 있는 비결, “낯선 이름으로부터 배우기”를 즐길 줄 아는 자세에 있을 거라고 믿는다. 내가 가진, 몇 안 되는 한 줌 재능이다.
배순탁 (음악평론가)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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