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달콤한 대출 효과를 못 잊는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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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과 감독 당국이 가계대출 안정화와 표심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중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올해 가계대출 정책에 관해 다섯 번이나 말을 바꿨다.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귀를 닫고 위험한 줄다리기를 한 금융당국과 감독 당국이, 연말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을 출시해 다시 시장을 흔들려 한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에 지장이 없다"고 자신하지만, 이 말은 다섯 번 말을 바꿀 때마다 했던 단골 멘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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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금융당국과 감독 당국이 가계대출 안정화와 표심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중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올해 가계대출 정책에 관해 다섯 번이나 말을 바꿨다. 당국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금융회사엔 곧 정책이 되고, 보이지 않는 규제로 작동한다.
다섯 번이나 말을 바꾼 금융당국과 감독 당국의 행태는 곧 일 년 새 다섯 번 규제를 수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당국이 경로를 바꿀 때마다 가계대출은 속도를 붙여 불어났다. 지난 1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이후에도 금융당국은 사실상 대출 취급을 늘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불과 3개월도 안 된 지난 7월 19일 "개별 차주의 상황에 맞게 분할 상환 기간 추가 연장 등의 지원을 해달라"고 압박했다.
현장에선 우려와 혼선이 뒤섞여 아우성쳤다. 가계대출 규제는 여전한데 당국에선 대출 확대를 주문하면서 은행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가계대출 정책에 맞춰 주거 계획을 세우던 소비자들도 혼란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결국 1000조원을 넘어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계대출에 당국은 미필적 고의 '모르쇠'로 딴청을 부리며 은행의 책임을 묻고 있다.
가계대출 사태는 예고된 참사와 같았다.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귀를 닫고 위험한 줄다리기를 한 금융당국과 감독 당국이, 연말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을 출시해 다시 시장을 흔들려 한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에 지장이 없다"고 자신하지만, 이 말은 다섯 번 말을 바꿀 때마다 했던 단골 멘트다.
금융위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 내에서만 대환을 할 수 있어 정책 엇박자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업계에선 주담대 대환대출이 열리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비교 서비스를 하는 플랫폼 사에선 이런 징조를 감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진짜는 이제 시작이다. 대출 수요가 신용대출 대환대출인프라 출시 때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고 했다.
많은 차주가 주담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주거 마련을 위한 신규 대출 수요는 상당하다. 지난달에도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만 신규 주담대가 2조8591억원 증가했다. 증가 폭도 지난 7월(1조4868억원)과 8월(2조1122억원)보다 커졌다.
금융당국이 위험한 정책을 되풀이하는 건 표심 잡기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부동산 규제를 풀 때마다 지지율이 올랐던 달콤한 경험을 정부는 잊지 못하고 있다. 위험이 올 때는 피해야 한다. 금융당국과 감독 당국은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멈출 때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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