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안보협력 주춧돌 놔… 美대선·한일관계 변수가 관건” [심층기획-한·미 동맹 70주년]
尹, 함께 일하기 좋은 한국대통령
한·일 관계개선으로 3국 협력 강화
군사동맹 수준까지 발전은 안할 듯
트럼프 대통령 재선 땐 변화 전망
동맹관계 덜 중요시 여길 가능성
내년 한국 총선 결과도 예의주시
중국 ‘북·러 결속’ 사실상 경계
한·미·일처럼 협력은 어려울 것
北 7차핵실험 지연, 中 눈치보기
지난 1일 한·미동맹의 근간인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70주년을 맞았다. 올해 한·미는 한 발 더 가까워졌다.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8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는 미국의 숙원이던 3국 협력의 주춧돌을 놨다. 동시에 신냉전 구도는 강화됐다. 북·러 군사협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민주·공화 성향을 가리지 않고 미 조야엔 윤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윤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을 밀어붙였기 때문에 한·미·일 협력이 발전할 수 있었다는 인식이다.
데니 로이 미국동서센터 선임연구원은 “미국 정책결정자들은 윤 대통령에 매우 호의적”이라며 “윤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과 일하기에 예외적으로 쉬운 (한국) 대통령”이라고 설명했다. 한·일 협력에 대한 의지, 윤 대통령의 대북 시각이 미국과 비슷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에드 카스 하원의원(민주·하와이)도 “한·미, 한·미·일, 미·일 관계 발전뿐 아니라 한·일 관계 발전이 매우 중요하다”며 “(윤석열정부의) 한·일 관계 발전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영향권인 하와이가 지역구인 그는 “개인적으로 한·일 관계가 좋아지려고 하는 시점에 (방류) 타이밍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일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 조야에선 막 태동한 한·미·일 3국 협력의 안정성 여부에 여러 도전 요소가 있다는 점도 대체로 인정했다. 특히 2024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하게 되면 한·미동맹뿐 아니라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쉴라 스미스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보면 3자(한·미·일) 관계에 대해선 전혀 관심이 없었다”며 “행정부가 교체될 경우 외교정책이 극단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언급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한국 등과의 동맹 관계를 덜 중요하게 여기는 방향으로 재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협력 강화에 맞대응해 최근 강화하는 북·러 군사협력, 북·중·러 결속 움직임엔 우려가 나왔으나 가능성을 낮게 보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북·러 무기 거래, 러시아의 정찰위성 기술 전수 등은 우려되지만 북·중·러가 한·미·일처럼 뭉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차 한국석좌는 “러시아와 북한이 가까워지는 걸 중국은 역사적으로 단 한 번도 좋아한 적이 없다”며 중국이 북·러 정상 간 만남에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하와이에 있는 인도태평양사령부 관계자 역시 “현재 북·러 관계는 김정은과 푸틴의 개인적 관계에 기반을 둔 것으로 생각한다”며 “미디어 앞에서 보여주려는 것인지, 군사적 통합 측면에서 진행되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3국 간 훈련 증거가 보이지 않으며, 설령 3국이 훈련을 같이 하더라도 상징적 수준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의 대북 억지 역할에는 여전히 기대를 거는 목소리가 나왔다. 차 한국석좌는 “중국이 미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국 이익을 위해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제지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양국(미·중) 관계를 개선하는 제스처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로이 연구원도 북한이 예상과 달리 7차 핵실험을 미루고 있는 것에 대해 “북·러 관계가 최근 좋아지고 있지만 북한이 불필요하게 중국을 자극하지는 않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호놀룰루=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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