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인재' 키우는 혁신융합대학, 그곳에선 어떤 수업을?

정현수 기자 2023. 10. 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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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첨단분야 융합인재 10만명을 육성하기 위해 혁신융합대학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혁재 차세대반도체 혁신융합대학사업단장은 "반도체산업 생태계 조성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두터운 인재 풀"이라며 "차세대반도체 혁신융합대학사업이 반도체학과 정원 제한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더 많은 우수 인재를 양성해 미래기술혁신을 주도하면서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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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인재 백년지대계, 혁신융합대학]①차세대반도체 컨소시엄
[편집자주] 정부는 첨단분야 융합인재 10만명을 육성하기 위해 혁신융합대학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학들은 전공과 대학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해 첨단분야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K-인재의 백년지대계를 설계하는 혁신융합대학을 연합체(컨소시엄)별로 살펴본다.

차세대반도체 분야 선도기업들과의 만남 행사에서 특강 후 기업 및 사업 관계자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차세대반도체 혁신융합대학사업단
서울대 디자인학부 소속인 정영신 학생은 계절학기를 이용해 '처음 만나는 컴퓨터 하드웨어 디자인'이라는 수업을 수강했다. 비전공자라는 점에서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지 부담이 있었다. 정영신 학생은 "걱정이 많았지만, 체계적인 이론과 실습수업으로 혼자 창의적인 결과물까지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수업은 혁신융합대학 차세대반도체 연합체(컨소시엄)에서 개설한 과목이다.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2021년부터 추진 중인 사업으로 대학 간 융합과 개방, 협력을 키워드로 내세운다. 이를 통해 첨단분야 10만명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차세대반도체, 빅데이터, 미래자동차 등 13개 첨단분야의 53개 대학이 연합체를 구성했다.

차세대반도체 연합체에는 강원대와 대구대, 서울대, 숭실대, 조선이공대, 중앙대, 포항공대 등 7대 대학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대학은 반도체 관련 공동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 교원 및 학사제도 유연화, 기업 참여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소자·공정 △회로·시스템 등 4개 과정별로 9학점을 이수하면 마이크로디그리 이수증을 제공한다.

차세대반도체 연합체는 반도체 기업과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지난해 2학기에는 SK하이닉스와 협업해 학생들에게 실제 산업 경험을 제공하는 '공학 지식 및 실무' 교과목을 개설했다. 이 과목에는 SK하이닉스의 전문 강사진 6명이 참여한다. 올해 2학기에는 네오와인, 텔레칩스와 협력해 챗GPT와 차량용 반도체 분야의 핵심 직무 역량 교육을 시작했다.

반도체 분야의 핵심 인재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한다. 생성형 AI(인공지능)의 저변 확대로 인한 수요 증가와 반도체의 국가안보 산업화로 시장규모와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데, 필요한 전문 인재는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의 경우 대만의 TSMC와 인텔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유치했지만 반도체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네덜란드의 ASML과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해외 유수의 반도체 기업들은 한국의 이공계 인재를 확보하고자 직접 방한해 인재를 뽑고 있다. 한국의 상황이 호락호락한 것도 아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2031년 국내 반도체 인력 규모는 30만4000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2021년 기준 반도체 인력 규모는 17만7000명에 불과하다.

차세대반도체 연합체가 반도체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차세대반도체 연합체는 학교와 학과의 전공을 허물고 비(非) 이공계 학생도 해당 분야의 전공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차세대반도체 연합체의 비교과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은 2022년부터 현재까지 약 1700여명이다. 대학들의 반도체학과 신입생 정원이 100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이혁재 차세대반도체 혁신융합대학사업단장은 "반도체산업 생태계 조성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두터운 인재 풀"이라며 "차세대반도체 혁신융합대학사업이 반도체학과 정원 제한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더 많은 우수 인재를 양성해 미래기술혁신을 주도하면서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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