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 대표 국감 소환에…"간식이 무슨 죄" vs "건강 위협"
청소년 중심으로 당 과소비 우려 높아진 까닭
'탕후루 대표 국감 소환 적절한가' 찬반 나뉘어
"유행하는 간식이라고 국감 부르나"
"가격도 비싸고, 쓰레기 처리도 제대로 안돼"
탕후루 전문 프랜차이즈 대표가 국정감사장에 소환된다. 탕후루가 1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당 과소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소비자들은 '탕후루 대표 국감 소환이 적절한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국회에 따르면,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21일 전체 회의에서 탕후루 프랜차이즈 '달콤나라앨리스' 김소향 대표를 오는 12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달콤왕가탕후루의 매장 수는 △2020년 16개 △2021년 11개 △2022년 43개였다. 탕후루 인기가 급증하면서 올해 들어 매장이 10배 가까이 늘어나 현재 전국에서 400개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탕후루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7~8월 두 달 동안에는 특허청에 100개가 넘는 탕후루 상표가 등록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간사 강기윤 의원실 관계자는 김 대표를 증인으로 요구한 배경과 관련해 "탕후루를 청소년들이 많이 사 먹고 있는데 여기에 수반하는 설탕의 과소비는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라며 "높아지는 비만율을 줄일 방안이 있는지 업체에 질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아동·청소년의 비만 및 만성질환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복지위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아동·청소년의 비만 및 만성질환 진료 현황'에 따르면, 비만 진료를 받은 중학생(13~15세) 환자는 약 3배, 초등학생 고학년(10~12세)은 2.4배, 고등학생(16~18세)은 2.3배 늘었다.
2형 당뇨 진료를 받은 초등학생 고학년·중학생 환자도 각각 1.6배, 1.7배 증가했다.
신현영 의원은 "아동‧청소년의 비만은 단순히 비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형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코로나 시기에 신체활동 저하, 나쁜 생활 습관 등으로 인해 비만 및 만성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아동‧청소년 환자들이 급격히 늘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탕후루를 당 과잉 섭취의 원인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동·청소년 비만율은 2016년 12.9%, 2021년 19%로 꾸준히 증가해 오고 있다"며 "비만예방사업은 현 수준에서 비만율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청소년이 탕후루 등 특정 간식을 먹지 않게 하는 것보다는 건강한 식이 습관을 위한 종합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디저트 유행 족보를 더듬어 보면 흑당 음료, 달고나 커피, 약과 등 고열량, 고혈당 음식이 존재했다.
흑당 음료의 경우 한 컵 평균 당류 함량은 식품의약품안전처 1일 당류 기준치(100g)의 34.8%(34.8g)에 달했고, 시중 판매된 달고나 커피 중 가장 단 제품은 당 성분이 60g이나 들어, 한 잔만 마셔도 1일 기준치를 초과한다.
올해 상반기 유행했던 전통음식 약과의 경우 보통 하나에 150Kcal부터 많게는 300~400Kcal까지 열량이 높고, 특히 약과에 사용되는 찹쌀은 혈당지수가 70 이상인 고혈당 식품이다.
이에 소비자들도 탕후루 대표의 국정감사 소환을 두고 의견이 찬반으로 나뉘고 있다.
장 모 씨(25)는 "당류가 높은 다른 디저트들도 많고, 떡볶이 등 건강에 좋지 않은 배달 음식도 많다"며 "탕후루 대표를 국회로 불러 대체 어떤 결과를 원하는 건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박 모 씨(27)는 "유행하는 간식이라는 이유로 국감까지 불려 간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특정 음식이 단시간 내에 국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인과성이 떨어져 보인다"고 했다.
반면 탕후루가 국민 건강을 악화시키고 쓰레기도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조 모 씨(25)는 "의사들이 미디어에서 탕후루의 건강 문제를 지적하는 것을 봤다"며 "국감에 가서 제대로 검증받아야 안심해서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이 모 씨(33)는 "탕후루가 하나에 3500~4000원 정도라 비싸고, 이 썩을 것도 걱정된다"며 "탕후루를 볼 때마다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들 때문에 탕후루 가게를 지나가는 것이 꺼려질 정도"라고 했다.
이어 "쓰레기 처리에 회사 측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무심코 버리고 가는 꼬챙이와 흘린 설탕 시럽 때문에 거리가 더럽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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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류효림 인턴기자 nocutnew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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