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때마다 10점 명중… 한국 양궁의 위력

김민기 기자 2023. 10. 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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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브 혼성 단체 결승서 日 압도

한국 양궁이 아시안게임에서 리커브 혼성 단체전 첫 금메달을 따냈다. 5년 전 아픔을 씻어냈다. 이우석(26·코오롱)과 임시현(20·한국체대)이 나선 한국은 4일 일본 후루카와 다카하루(39)-노다 사쓰키(23) 조와 결승전을 벌였다. 결과는 한국의 6대0 완승. 세트당 남녀 궁사가 2발씩 쏴서 점수를 합산해 이기면 2점, 비기면 1점을 얻는 구조다. 4세트까지 진행해 점수가 높은 팀이 승리하는데 한국은 이날 3세트 만에 6점을 얻어 승부를 조기에 끝냈다.

한국 양궁 리커브 국가대표 이우석(맨 왼쪽)과 임시현(맨 오른쪽)이 4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후 활짝 웃으며 활을 들어 올리고 있다. 한국은 결승에서 일본을 6대0으로 완파하고 이번 대회 양궁 첫 금메달을 따냈다. /뉴스1

한국은 이날 1세트를 잡고 2세트에서 2발을 쏠 때까지 17-19로 뒤졌으나 3·4번째 화살을 모두 10점에 적중시키면서 37대35로 역전승, 승기를 잡아 그대로 일본을 무너뜨렸다.

리커브 혼성 단체는 이번 대회 한국 양궁이 수확한 첫 금메달이다. 양궁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예선과 토너먼트를 거쳤고, 이날 혼성 단체전 결승이 열렸다. 양궁에 걸린 금메달은 컴파운드를 포함해 모두 10개. 한국은 전 종목 석권을 노렸지만 리커브와 컴파운드 남자 개인전에서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고, 컴파운드 혼성이 은메달을 땄다. 기대할 수 있는 최대 금메달 수는 7개로 줄었다.

그간 아시안게임 양궁은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위주로 진행되다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혼성 단체전이 처음 열렸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 메달이 하나 더 늘어나는 듯했지만 당시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한 조로 나선 이우석과 장혜진(36)이 8강에서 몽골에 1대5로 패한 것. 당시 한국은 남자 개인전과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땄지만 혼성 단체전 초대 챔피언을 놓친 건 아쉬웠다는 평가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혼성조는 타지키스탄과 베트남을 연달아 6대0으로 완파하고 4강에 올랐다. 준결승에서는 인도네시아 리아우 살사빌라(32)-디아난다 초이루니사(26) 조를 6대2(40-37 39-39 37-37 40-35)로 눌렀다. 그리고 결승에서 성사된 한일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압도적 기량을 뽐냈다.

이우석에겐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이었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금메달 사냥에 줄줄이 실패한 아픔이 있다. 당시 혼성 단체전 충격 탈락에 이어 김우진(31·청주시청), 오진혁(42·현대제철)과 함께 나선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도 대만에 패했다. 개인전 결승에선 대표팀 선배 김우진에게 석패했다. 현역 군인이었던 이우석이 금메달을 땄다면 조기 전역을 할 수 있었다.

이우석은 2020 도쿄 올림픽 출전 명단엔 들지 못했고, 작년 선발전에선 4위에 오르며 아시안게임 출전권(1~4위)을 따냈지만, 코로나로 대회가 연기됐다. 이우석은 덤덤하게 ‘한 번 더 하면 되지’라고 생각했고 훈련에 매진했다. 올해 선발전 최종 2위에 오르며 간절히 원하던 국제 종합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이번 대회 개인전 금메달은 불발됐다. 전날 중국 치샹슈오(27)와 벌인 준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패해 동메달 결정전(7일)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날 혼성 단체전에선 임시현과 호흡을 맞춰 긴 설움을 풀었다.

올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임시현은 초등학교 3학년 때 활을 처음 잡았다. 중학교 시절엔 전국대회 10위 밖에 머무는 등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서울체고 재학 시절 코로나로 대회가 열리지 않아 심적으로 고통을 겪었지만 혼자 야간 훈련을 하는 등 묵묵히 시위를 당겼다. 꾸준한 노력은 전국체육대회, 대통령기 등 1~3위라는 성과로 돌아왔다. 올해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1위로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했다.

임시현은 지난 5월 현대 양궁월드컵 2차 대회(중국)와 6월 3차 대회(콜롬비아)에서 각각 개인전·단체전을 석권, 금메달 4개를 거머쥐었다. 지난 8월 세계선수권대회 혼성전에선 김우진과 호흡을 맞춰 금메달을 땄다. 차근차근 금맥을 캔 스무 살 궁사는 처음 나선 아시안게임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임시현의 여정은 이제 시작. 여자 개인전, 단체전에서도 금 사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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