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잔칫상 즐긴 뒤 악화된 ‘치질’… 환절기엔 더 주의를
기름진 식사 후 변비-설사로 악화… 날씨 추워지면 치핵 환자 급증
수분-섬유질 섭취로 변비 예방하고, 변기 위 오래 앉아있는 습관 버려야
하체 힘주는 운동, 환자에겐 금물
● 항문 질환 환자의 70% 치핵, 날씨에 민감
항문의 대표적인 3대 질환은 치핵, 치루, 치열이다. 이를 통틀어 치질이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보통 치질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중 치핵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치핵은 그 증상에 따라 4기로 나뉜다. 1기는 치핵이 항문 안에서만 돌출이 되어 변을 볼 때 어쩌다 한 번씩 피가 화장지에 묻거나 변에 묻어 나오는 경우다. 2기는 변을 볼 때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왔다가 배변이 끝나면 저절로 들어간다. 3기는 배변 시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와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며 4기는 배변 후에도 밖으로 나온 치핵이 손으로 밀어 넣어도 들어가지 않는다.
치핵은 날씨에 민감하다. 찬 바람이 불면 급증하는 치질 환자는 대체로 치핵 환자들이다. 치핵은 항문의 혈관에 생기는 질병의 일종인데 기온이 낮아지면 모세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액 순환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몸을 움츠리기 쉬워 운동량이 적어지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김 교수는 “증상이 심하지 않은 1기와 2기의 경우 온수 좌욕 및 연고 등으로 보존적 치료를 통해 수술 없이 호전되기도 하지만 치핵 덩어리가 크고 배변 후 밀어 넣어야 하는 3기 이상의 경우는 수술을 통해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악성 암 유발할 수 있는 치루, 조기 치료 중요
양성 항문 질환의 70%를 차지하는 치핵과 달리 치루와 치열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치루는 항문 점막에 균이 침범해 농양이 생기고 터진 후 생긴 것이 대부분이다. 나중엔 항문 안쪽과 바깥쪽 피부 사이 통로가 생기고 항문 주위로 고름이 나오며, 항문 주위의 불편함을 유발한다. 평소에 치루 증상을 느끼지 못한 환자도 추석 연휴 시기 과로나 과음, 심한 설사를 한 후에 염증이 생겨 항문이 아프다가 곪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오래 두면 항문 주위에 개미굴처럼 복잡한 길이 뚫려 치료하기 어려워지고, 드물기는 하지만 치루암으로도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치열은 딱딱한 변이나 심한 설사로 인해 배변 시 항문 입구가 찢어지는 현상이다. 배변 시 나타나는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특징이다. 배변 후 휴지로 닦을 때 피가 휴지나 변에 묻어 나오게 된다. 치열은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다. 급성 치열은 변비를 개선하고 좌욕을 자주 하는 등 생활 속 노력만으로도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급성 치열을 그대로 방치해 같은 부위가 반복적으로 찢어지면 내부에 궤양이 생기는 만성 치열로 발전할 수 있다. 이때는 수술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변비 예방하고 규칙적 운동으로 치질 예방해야
우선 충분한 수분 섭취와 섬유질이 많은 채소류 섭취로 변비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과 술은 피해야 된다. 변의를 참는 것은 변비의 원인이 되기도 하니 주의해야 한다. 변비로 인해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다가 치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김 교수는 “배변을 위해 장시간 힘을 준다거나 휴대전화나 책을 보며 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변기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복압이 상승해 치질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므로 삼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평소에 규칙적인 운동도 체력을 기르고 스트레스를 해소하여 치질을 예방하는 데 좋지만 골프, 유도 등의 운동은 하체에 힘을 주어 치질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치질 환자는 피해야 한다. 또 치질이 악화하기 쉬운 환절기에는 항문 혈관의 혈액 순환을 위해 하루 2, 3회 좌욕을 하고, 장시간 앉아 있지 말고 자세를 자주 바꿔주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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