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포럼] 신원식은 김관진을 넘어설까
민주화 이후 국민 뇌리에 각인된 별
신 후보자도 안보 수장으로 변신 필요
구설과 잡음 부르는 과한 표현 삼가야
현대사에는 많은 별이 명멸했다. 군사독재 시절을 빼고서 민주화 이후 국민들 뇌리에 각인된 이는 누가 있을까.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육사 27기)은 2007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지도 않은 채 악수했다. 그러고는 ‘꼿꼿장수’로 불렸다. 실제론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거친 언사는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었다. 2008년 정치권에 입성해서도 그랬다. 노무현정부를 거쳐 박근혜정부에서 초대 국가안보실장과 주중대사까지 지낸 배경이다.
그러다 보니 정계 입문 전인 2019년 당시 보수단체 집회에서 ‘문 대통령 모가지 따는 건 시간문제’라고 하거나 같은 해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악마’에 비유한 발언도 덩달아 도마에 올랐다. 야권은 신 후보자의 이런 거친 발언과 안보관, 역사관을 문제 삼아 지명 철회를 요구한다. 아니나 다를까 4일까지인 청문보고서 채택은 야당에 의해 거부됐다. 그렇다고 지명 철회 요구가 관철되긴 어려울 듯싶다. 그의 역사관과 철학은 대한민국의 정체성 및 종북 세력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윤 대통령과 맞닿아 있다. 10일부터 국정감사 시즌이다. 퇴임 예정 장관이 국감장에 등장한 전례가 드물고, 야당 역시 시비 걸기가 애매하다. 대략 6일쯤 대통령 임명이 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신 후보자의 최우선 과제는 북핵 해법 찾기다. 북한은 지난달 말 자신들 헌법에까지 핵 고도화를 명시했다. 첫 일성에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담겨야 한다. 논란이 된 홍범도 흉상 이전과 해병대원 사망 사건을 둘러싼 항명 사태는 좀 더 공감대 마련을 위한 시간이 있어야 한다. 초급간부를 비롯한 병력 부족 사태의 해법을 마련하고 허물어진 군 기강을 바로 세우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신 후보자는 “군대가 바뀌어야 할 것이 무엇이고, 잃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따져 보겠다. 때론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대화에서 그의 실무적 감각은 여전했다. 하지만 안보 수장으로 이전과는 다른 변신이 요구된다. 혹평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그러려면 구설과 잡음을 부르는 과한 표현부터 삼가야 한다. ‘김관진 키즈’였던 그가 김관진을 뛰어 넘을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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