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콜센터 파업..."성과급 잔치, 상담사만 제외"
[앵커]
금융권 3곳의 콜센터 노동자 천5백 명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사흘간 한시적 총파업에 돌입했습니다.
노사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각 금융사들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유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하나은행 콜센터에서 5년째 일하는 이영선 씨.
매일 백 통 넘게 전화를 받으면서 고객에게 "네가 뭔데 전화를 당겨 받느냐"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용역업체 소속인 상담사 말고, 은행 직원을 곧바로 연결해 달라는 소리입니다.
[이영선 / 하나은행 콜센터 상담사 : 지점으로 전화를 걸었는데 고객센터에서 전화를 받게끔 하나은행이 하고 있고. 그리고 그 전화를 받으면서 내가 왜 죄송하다는 말을 이렇게 해야 하는지. 그대로하지 않으면 상담사들은 여기(사과)에 대한 평가도 받고 또 점수가 떨어지기 때문에….]
요구대로 영업점 직원에게 사안을 넘기려면, 본사의 '모니터링' 방침에 따라 고객의 이름과 용무를 상세히 기록해 둬야 합니다.
그래야 업무평가 점수가 깎이지 않는데, 이 과정에서 또 볼멘소리가 쏟아집니다.
"은행 직원도 아니면서 왜 개인정보를 자세히 묻느냐"는 겁니다.
이렇게 폭언을 견디며 감정노동을 이어가는 이 씨의 급여는, 4년 차가 돼서야 한 달에 2백만 원을 조금 넘겼습니다.
"차별대우 못 참겠다. 진짜 사장 책임져라."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현대해상까지 금융기관 세 곳의 콜센터 노동자 천500명이 임금인상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들어갔습니다.
노조는 금융사들이 상담사들의 저임금은 외면한 채 수백만 원의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김주현 / 현대 C&R 콜센터지회장 : (코로나 이후) 대면 접촉이 줄어든 만큼 모든 업무는 콜센터에 집중되었다. 하지만 성과급은 정규직들 몫이었고, 용역이기 때문에, 자회사이기 때문에 모든 고통을 감내한 우리는 배제되었다.]
또, 민감한 금융정보를 다루는 만큼, 고객을 위해서라도 상담사는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어, 짧게는 다섯 달, 길게는 1년 넘게 교섭했지만 진척이 없다며, 원청 업체나 모회사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는데,
3사 모두 이번 파업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콜센터 상담사들의 파업은 사흘 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YTN 유서현입니다.
촬영기자 : 이근혁
그래픽 : 우희석
YTN 유서현 (ryu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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