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소녀 혼수상태 ‘저혈압 쇼크’ 때문?…인권단체 “도덕경찰과 실랑이”

[이란 ‘히잡 시위’]

이란 여성들이, 일부는 머리에 의무적인 스카프 착용을 하지 않고 테헤란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은 2023년 9월 13일 촬영 EPA 연합뉴스

이란에서 10대 소녀가 히잡 착용 문제로 도덕경찰과 실랑이를 벌인 뒤 혼수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쿠르드 인권단체 헨가우 등은 16살 소녀 아르미타 가라완드가 최근 테헤란의 지하철에서 도덕경찰과 히잡 착용 문제로 도덕경찰과 충돌했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보도했다.

헨가우는 가라완드가 도덕경찰의 공격을 받아 크게 다치고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가라완드는 테헤란의 파즈르 병원에 입원해 삼엄한 감시를 받고 있으며 가족도 면회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헨가우는 가라완드가 머리와 목에 붕대를 감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이란 당국은 이 소녀가 저혈압 쇼크로 실신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의 한 인권운동가는 “우리는 가라완드의 상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그녀는 지금 위중한 상태로 중환자 병동에 있다. 친척들에 따르면 병동에는 사복 경찰들이 대거 진을 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9월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에 체포돼 조사받고 나온 뒤 숨진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 사건으로 이란 전역에서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