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과 의미 마음에 안 들어”…‘올드머니 룩’에 소비자가 뿔났다?
“잘못 입으면 노머니 룩”
‘오래된 돈’인 올드머니(Old Money)는 오랜 시간 동안 상속받아 온 재산을 뜻한다. 여기서 유래한 올드머니 룩은 세대를 거듭해 부와 명성을 쌓아온 상류층의 옷과 차림새를 말한다. 이는 신흥 부자인 뉴머니(New Money)와 상반된다. 뉴머니가 부를 과시하는 화려함이라면 올드머니는 조용한 호화스러움이라고 할 수 있다. 패션에 브랜드 로고 노출을 피하고 고급스러운 소재에 더 신경 쓰는 것이다.
올드머니 패션의 특징은 ‘콰이어트 럭셔리(Quiet Luxury)’다. 치렁치렁하고 반짝이는 장식 대신 자칫 평범해 보일 수 있는 옷을 착용한다. 로고가 보이지 않아 어떤 브랜드 옷을 입었는지 알아채기 어렵다. 대놓고 명품임을 과시하는 로고는 은밀한 부와 거리가 멀다는 취지다. 무채색이나 중간 정도의 색의 깔끔한 디자인과 고급 원단으로 은은하게 부를 표현한다.
대표적인 유명 인사로는 영국 다이애나비와 미국 케네디 가문의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의상이 올드머니 패션에 해당된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이부진 사장이 ‘K-관광 협력단’ 출범식에 참석했다. 이날 이 사장은 명품 브랜드의 검정색 치마와 벨트를 착용했다. 이 사장이 선보인 패션 역시 올드머니 룩이라고 할 수 있다.
◆“잘못 입으면 노머니(N0 Money) 룩”
새로운 패션 트렌드인 올드머니 패션을 향한 국내 대중의 시선은 차갑다. 직장인 김모(27)씨는 “좋은 소재인 옷을 오래 입을 수 있다는 관점에선 긍정적이다”면서 “하지만 부자의 패션을 따라 입기 위해 고급 소재로 된 비싼 옷을 구매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선 과소비하게 될 수 있으므로 부정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자처럼 보이기 위해 옷을 샀다가 실질적으로 통장은 비어 ‘노머니 룩’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올드머니 룩에 관한 부정적인 시선에 최항섭 국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국내 여론이 상류층에게 사회적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그동안 한국 사회에 이바지한 것보다 공정하지 못한 방식으로 상류층으로 올라갔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매우 많다”며 “그러므로 그런 상류층에게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는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유럽 사회의 경우 이미 상류층의 역사나 사회적 기여를 통해 그들의 지위와 활동에 대해서 정당성을 부여받아 사회적으로 비판적인 것이 별로 없다”며 “반면 한국 사회는 정반대로 올드머니라는 개념 자체에 한국 사회가 이미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 교수는 불공정한 방법으로 빠르게 부를 축적한 뉴머니를 향한 비판이라고도 덧붙였다. 최 교수는 “대중이 (올드머니 보다)굉장히 빠르고 불공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고도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 정당하지 않음을 올드머니로 숨기려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드머니 패션이 일종의 연출처럼 느껴지니까 이에 대중이 위선을 느끼고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김지호 기자 kimja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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