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청정국`은 옛말...외국인·촉법소년·군인 마약사범 급증세

한기호 2023. 10. 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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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봉민 국힘 의원, 외국인 마약사범 급증 짚어…태국·중국·베트남인 順 많아
4년간 3명이던 촉법소년 마약범 年두자릿수로…10대 중독치료자 年20명 넘겨
민주 서영석 의원 "정부, 치료예산 동결" 지적…송갑석 의원, 軍內마약 급증 짚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전봉민(왼쪽부터) 국민의힘 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갑석 민주당 의원.<전봉민·서영석·송갑석 국회의원 페이스북 사진 갈무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전봉민 국민의힘 국회의원실 제공 경찰청 자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공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 제공 국방부 자료.

정치권이 연이어 우리나라의 '마약 청정국' 지위 붕괴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여당에선 외국인 마약사범 급증, 야당에선 군(軍)내 마약 유통을 주목했다. 촉법소년 등 10대 청소년 마약범죄 노출도 크게 늘어 여야 공히 정부·당국의 적극대응을 촉구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이 4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국적별 외국인 마약류 사범 검거 현황'에 따르면 2018년 총 597명이던 외국인 마약사범이 2019년 1092명, 2020년 1466명, 2021년 1673명, 2022년 1757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으론 하루 평균 5명이 검거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역시 1~8월 기준 1487명이 검거된 것으로 나타나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수 있다.

외국인 마약사범을 국적별로 보면 지난 5년간(2018~2022년) 총 6585명 중 태국인은 2925명으로 44%에 이른다. 2018년 189명에서 2022년 812명으로 증가폭이 4배 이상이다. 중국인 마약사범은 지난 5년간 1529명(23%)이 검거됐는데, 첫해(2018년) 가장 많았다가 태국에 1위를 내준 상황이다. 베트남 국적 마약사범이 5년간 791명(12%)으로 뒤를 이었으며, 첫해 29명에서 지난해 350명으로 12배 가까이 폭증했다.

경찰청은 수기(手記)로 관리해온 '외국인 마약류 유형별 검거 현황'을 올해부터 정식 통계화했다. 마약 판매·생산·투약 혐의로 검거되는 외국인은 전체 마약사범의 11%를 넘었다. 올해 1~8월 마약 판매로 적발된 외국인은 425명으로 전체 마약류 판매(3605명)의 12% 이상, 밀수는 18%, 투약 사범은 17%에 달했다. 전봉민 의원은 경찰에 관세청·법무부 등과 적극 협력해 외국인 마약범죄 확산 방지를 위한 근본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촉법소년 마약범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촉법소년 마약범죄 검거 현황(2018~2022)'에 따르면 2018~2021년 4년간 마약범죄로 검거된 촉법소년이 총 3명(2019년 2명·2021년 1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5명, 올해 1~7월 17명으로 검거 사례가 연평균 10배 이상 늘었다. 올해 17명 중 14명은 식욕억제 등 용도로 처방되는 향정신성 의약품 '디에타민'을 유통, 복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 의원은 마약범죄가 청소년에게까지 침투했다고 보고 "10대 중에서도 특히나 가장 어린 연령대인 촉법소년들까지 마약류 범죄에 빠지게 된 건 심히 우려스럽다. 특히 처음 마약류 범죄에 노출되면, 향후 더 큰 잠재적 마약범죄자가 될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위해 식욕억제제 등 마약류 의약품에 대한 예방교육 등을 강화하고, 경찰 등 관계기관에서 적극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이자 약사 출신인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중독 질환별 진료환자 현황'에서도 최근 5년간(2018~2022년) 마약중독으로 치료 받은 환자 수(0세~80세 이상)가 지난해 기준 721명을 기록했고, 10~30대 환자 수가 약 절반인 357명을 차지했다. 그중 30대(169명)와 20대(162명)가 절대다수였지만 10대도 26명에 이르렀다. 10~30대 환자 수는 2018년 기준 151명이었는데 배 이상 급증했다.

서 의원은 "마약중독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를 마약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법임에도 지난해 마약류 사범 수 대비 환자 수 비율을 보면 100명 중 96명은 중독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2024년도 보건복지부 마약류 치료보호기관 정부 예산은 고작 350명의 중독자를 치료·검사할 수 있는 금액으로 동결된 상황이다. 현 정부가 과연 '마약과의 전쟁'을 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군내 마약사범 적발도 급증세다. 국회 국방위 소속이자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송갑석 의원은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군 마약범죄 적발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0년 9건(육군 8, 해군·해병대 1)이던 군내 마약범죄가 2021년 19건(육군 17, 해군·해병대 2), 2022년 32건(육군 28, 해군·해병대 3, 공군 1) 순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계급별로는 병사가 절대다수, 부사관이 뒤를 이었지만 2021년 위관급 1명, 지난해 영관급 2명 등 장교 마약사범도 발생했다.

적발된 마약 종류로는 대마초·헤시시 등 연초류가 35건, 필로폰·엑스터시 등 향정신성의약품이 23건, 코카인·아편 등 기존 마약이 2건 나왔다. 송갑석 의원은 "군 마약범죄는 장병들의 건강은 물론 총기, 탄약 등 무기류를 다루는 군 특성상 더욱 치명적으로 대형사고 위험이 높다"며 "국방부와 병무청은 군 입대 신체검사 시 마약류 검사, 복무 중인 군인에 대해선 1년에 1회 의무 검사 등 종합 대책을 마련해 군 마약범죄를 철저히 예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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