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연말, 낸드 내년 2분기…삼성 '적자탈출 시간표' 앞당긴다

최승진 기자(sjchoi@mk.co.kr),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2023. 10. 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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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이어 낸드값 인상 승부수
재고 조정 마무리 수순에
고부가 DDR5 주문 늘어
반도체값 하락 드디어 멈춰
모바일 신제품 판매 호조
4분기부터 업황회복 전망
내주 3분기 실적 잠정발표

◆ 반전 노리는 K반도체 ◆

삼성전자가 감산 확대와 제품 값 인상 카드로 낸드플래시(이하 낸드) 시장 반전을 노리고 있다. 저조한 낸드 가격이 회복돼야 삼성전자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메모리반도체의 '절대 강자'로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지닌 삼성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은 경쟁사는 물론 시장 전반에 상당한 파장을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는 D램과 함께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사업의 '양대 축'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의 올해 1분기 메모리반도체 시장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매출 가운데 D램은 57%, 낸드는 43%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감산으로 D램 가격은 어느 정도 회복 신호가 감지되고 있지만, 낸드는 아직까지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개 기업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D램 시장과 달리 낸드 시장은 1위인 삼성전자를 필두로 키옥시아, SK하이닉스,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 등 상대적으로 많은 기업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 간 합병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어 삼성전자는 시장 판도 또한 예의 주시해야 한다. 그만큼 삼성전자에는 전략 수립에 한층 복잡한 '고차함수'가 적용되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낸드 부문에서 시장 예상을 넘는 10% 이상의 두 자릿수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은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면서도 가격 인상을 단행할 여건이 형성됐다고 판단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낸드 기업들이 감산을 본격화하면서 낸드 시장에서 가격 하락세는 어느 정도 멈춘 상태다. 시장조사기업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범용 제품으로 꼽히는 128Gb 낸드 가격은 지난달 25일 기준 월초 대비 0.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최근 있었던 '반도체 시황 풍향계' 마이크론의 실적에도 주목하고 있다. 낸드 시장에서 글로벌 5위 기업인 마이크론은 2023회계연도 4분기(6~8월) 낸드 매출이 12억달러로 전 분기에 비해 19% 증가했다. 특히 제품 판매량은 40% 이상 확대됐다. 이는 고객사가 낸드 가격이 저점에 왔다고 판단해 미리 대량구매에 들어갔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시장에서 가격 인상 예측이 제기되고 있다는 뜻이다.

감산·가격 인상 카드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 부문의 '반등 캘린더'를 설정했다. 삼성전자는 낸드 부문에서 내년 2분기에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이르면 이달부터 신규 계약에 대해 두 자릿수 이상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이익률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D램 부문에서는 올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D램 부문에서 감산 전략이 현재까지 순항하고 있는 덕이다. 특히 공급 외에 수요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는 점이 고무적이다.

'큰손'으로 꼽히는 서버 기업들 재고가 상당 부분 소진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제품 주문이 점차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여기에 삼성 갤럭시Z5 시리즈·아이폰15 시리즈 등 모바일 신제품 출시, 노트북·태블릿PC 등 개인용 정보기술(IT) 기기 판매 증가로 D램 수요 또한 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D램 공급 가격은 연초 대비 소폭 인상된 수준으로 파악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D램 시장에서 상황이 극적으로 반전된 것은 아니지만 나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대규모 적자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도체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연간 적자 폭이 10조원대 중후반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올해 1분기 4조5800억원, 2분기 4조3600억원 적자를 기록한 삼성전자 DS 부문이 3분기에도 4조원 안팎의 적자를 낼 것이라는 예상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1일께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4분기부터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수급 개선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전망"이라며 "내년부터는 상승 사이클이 가파르게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낸드플래시

D램처럼 일시 저장된 후 사라지는 메모리가 아닌, 전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반도체로 이동식 저장장치나 스마트폰 등에 사용된다.

[최승진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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