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쇼핑몰 총기난사 현장서 한국인 BJ, 혼비백산 탈출

14세가 촌 쏭에 2명 사망·5명 부상
상황 인지 못한 이용객도 상당수

아프리카TV BJ 바비지니가 3일 오후 총기난사가 발생한 태국 방콕의 시암 파라곤 쇼핑몰의 한 식당에서 생방송 도중 총소리가 들리자 건물 밖으로 도망치고 있다. 아프리카TV 캡처

2명이 숨진 태국 수도 방콕 쇼핑몰 총기난사 현장에서 한국인 BJ(1인 미디어 진행자)가 생방송 도중 급박하게 탈출했다.

인터넷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BJ 바비지니는 3일(현지시간) '실제상황 방콕 쇼핑몰에서 총기 사건 죽을 뻔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방콕의 유명 쇼핑몰인 시암 파라곤의 한 카페에서 생방송을 하던 바비지니는 갑작스러운 총성과 사람들의 비명 소리에 깜짝 놀랐다. 곧이어 그는 곧바로 쇼핑몰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가 찍은 영상에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해 걷거나, 에스컬레이터에 서 있는 이용객들의 모습이 찍혀 있다. 밖으로 대피한 그는 "몰카(몰래카메라)인가 (의심했다). 애 엄마가 유모차를 거의 버리듯이 뛰는 걸 보고 이건 장난이 아니구나 싶었다”라며 상황을 전했다.

영상이 화제가 되자 바비지니는 4일 오전 1시쯤 아프리카TV 게시판에 "춤을 가르치는 일로 초대를 받아 (방콕에) 왔다가 마지막 날에 다사다난했다"며 "총기 사건을 생방송으로 보여 드리게 돼 유감"이라고 했다. 또 "다행이라는 위로의 말씀들과 판단력이 좋다는 말씀들 다 봤다. 아직 심장이 벌렁거려서 호텔에서 푹 쉬고 있다"며 "돌아가신 분에게는 애도를 표한다"고 적었다.

3일 오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태국 방콕 시암 파라곤 쇼핑몰 인근에 경찰이 서 있다. 방콕=EPA 연합뉴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20분쯤 방콕 시암 파라곤 쇼핑몰에서 14세 소년이 총기를 난사해 2명이 사망하고 최소 5명이 부상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 소년은 정신질환을 앓다 약을 복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또 공포탄 발사용 총기를 불법 개조해 실탄을 발사하는 등 계획 범행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태국에서는 매년 총기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전직 경찰관이 보육원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흉기를 휘둘러 어린이 24명을 포함, 36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