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g도 안되는 초미숙아, 175일만에 3.5kg으로 퇴원

문세영 기자 2023. 10. 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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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g으로 태어난 초미숙아가 생후 175일 만에 3kg이 넘는 체중에 이르며 건강하게 퇴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치의인 최서희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420g의 태아는 초미숙아로 신생아집중치료실 의료진 뿐 아니라 소아안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소아외과 등의 소아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의 긴밀한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아기가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도록 애써 주신 의료진과 중간에 위기가 있었지만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아기를 돌본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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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초미숙아 환자의 가족과 아주대병원 의료진이 함께 퇴원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제공.

420g으로 태어난 초미숙아가 생후 175일 만에 3kg이 넘는 체중에 이르며 건강하게 퇴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5일 산모 김 씨는 오전부터 복통이 나타나 평소 다니던 산부인과에 방문했고 자궁 경부가 열리는 등 출산이 임박했다는 점을 확인해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출산 예정일이 아직 6개월이나 남은 상태였기 때문에 고위험 산모를 담당하는 산부인과 의료진이 김 씨를 맡았다. 김 씨는 쌍둥이를 임신 중이었는데 초음파 검사 결과 첫째 태아는 양수 과다증, 둘째 태아는 양수 과소증이 있어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이 의심됐다.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은 다태아가 태반을 공유하면서 태아 한 명에서 다른 한 명에게로 혈액과 영양분이 공급되는 증후군이다. 수혈을 받는 태아는 과도한 혈액이 유입될 수 있고 수혈을 하는 태아는 혈액이 부족해져 둘 다 위험할 수 있다.

6일에는 첫째가 임신 22주 2일만에 420g으로 태어났고, 둘째는 안타깝게도 사산된 상태로 분만됐다. 첫째는 바로 신생아집중치료실로 옮겨져 인공호흡기, 보육기 등의 집중치료를 받았다. 엄마 뱃속에서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초미숙아였기 때문에 혈관 또한 미성숙했다. 약물 투약을 위한 정맥로 확보가 매우 어려웠지만, 박문성 신생아집중치료실 교수팀(이장훈·최서희·서융아 교수)과 숙련된 간호사들의 협업으로 이를 극복했다. 

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 존재하는 동맥관이 출생 후에도 계속 닫히지 않아 생후 43일째에는 신 교수팀이 심장혈관흉부외과와의 협업을 통해 동맥관 결찰술을 시행했다. 

생후 79일째에는 경관(입줄) 수유를 시작했으며 106일째에는 미숙아 망막증에 대한 레이저 수술을 시행했다. 이후 경구 수유 및 산소 치료를 끝내고, 175일째가 된 지난달 27일 3.5㎏에 이르며 건강하게 퇴원했다. 

주치의인 최서희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420g의 태아는 초미숙아로 신생아집중치료실 의료진 뿐 아니라 소아안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소아외과 등의 소아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의 긴밀한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아기가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도록 애써 주신 의료진과 중간에 위기가 있었지만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아기를 돌본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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